
저축은행업권의 디지털 플랫폼이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면서 업계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초기 우려와 달리 상당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미 내년 저축은행의 추가 플랫폼 고도화가 예정돼 있어 실적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저축은행중앙회가 선보인 디지털뱅킹 애플리케이션(앱) 'SB톡톡 플러스'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SB톡톡 플러스는 66개 저축은행의 모든 금융을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로그인 한 번으로 통합계좌 확인은 물론 예·적금 계좌개설, 대출신청, 체크카드 발급도 가능하다. 게다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상대 계좌 없이도 계좌이체를 할 수 있다.
SB톡톡 플러스를 통해 정기예금이 대폭 유입됐다. 실적을 보면 이 기간 예치된 정기예금만 9550억원(4만9684건)이다. 시중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0.1% 금리가 아쉬운 소비자가 저축은행으로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요구불예금은 402억원(2만5603건), 정기적금은 185억원(1만211건)을 기록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웰뱅)'도 다운로드 100만건을 달성했다. 간편 이체 누적액만 2조원을 훌쩍 넘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20~30대 사용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올해 다운로드 100만건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실적은 저축은행에 있어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웰뱅이 저축은행의 혁신을 주도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SBI저축은행이 최근 출시한 '사이다뱅크'도 꾸준한 인기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를 통해 20~40대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고 있으며, 기존 인터넷뱅킹을 쓰던 자사 이용자도 사이다뱅크로 대거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권의 디지털 플랫폼이 각광받은 것은 접근성이 용이하면서도 혜택이 크다는 이유다. 과거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혜택이 크지만, 이용을 위해선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이 출범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위치에 상관없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서울에서 부산에 위치한 저축은행의 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하는 식이다.
이런 추세는 내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SB톡톡 플러스의 사용자경험·환경(UX·UI)를 비롯한 핵심 기능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웰컴저축은행도 웰뱅 3.0을 론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가 중앙회 전산 오픈 API를 열어주면서 개별 저축은행도 각자 플랫폼 구축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OK저축은행은 오픈 API를 이용해 자체 디지털 플랫폼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앙회 오픈 API를 이용한 OK저축은행만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OK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역시 사이다뱅크나 웰뱅처럼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