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메모리 수요 올해 반등할 것"…지난해 영업익은 87% 감소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메모리 시장 침체 여파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고, 5G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3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열고 지난해 26조9907억원 매출과 2조7127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3%, 87% 감소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18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 직후 1년간 불황을 겪었다. SK하이닉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시장이 회복세를 띄면서 실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회사에 쌓여있던 재고량이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D램 재고는 지난해 3분기 말 5주 수준에서 지난해 말 4주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는 5주 이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데이터센터 고객사 수요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고, 5G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자사 연간 D램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중후반 오르고,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서버 D램의 수요 회복, 5G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전형적인 상저하고의 수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연간 20~30%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SK하이닉스는 D램은 10나노급 2세대 제품(1y나노) 비중을 늘리고,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LPDDR5 제품 등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차세대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 제품(1z나노)도 연내 양산한다.

낸드플래시는 고용량 96단 제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매출 비중을 지속 늘려갈 계획이다. 128단 제품도 연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를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 설비 투자를 전년대비 대폭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황 개선은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아 신중하게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완공 예정인 M16 투자에 집중하고, 기술 전환에 주로 투자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D램 생산 설비였던 M10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라인 전환과 기술 고도화 등으로 회사의 메모리 생산 능력은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