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는 적극적이면서도 적당하게 추진돼야 합니다. 협력 업체와 신의를 바탕으로 추진되지 않는 대중국진출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란 전자의 진 걸사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지 않는 중국투자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밝힌다.
중국에는 "만만디(만만적)"라는 말이 있다. 만사를 느긋하게 생각하고 서두 르지 않는 중국인들의 성격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기회가생기면 누구보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한국인의 기질과 대비된다.
최근들어 우리 나라 전자업체들은 중국진출에 너무 서두르는 경향을 보이고있다. 일찌감치 생산거점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발빠른 움직임만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만만디" 전략을 구사하는 중국에서 신중하지 않은 투자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중국 사정을 잘아는 광보당의 문재웅이사는 "우리나라 가전업체는 당장의 투자수익에 대해서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고 지적하며 "중국의 장래 를 내다보며 장기적인 투자로 승부를 거는 전략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고 충고한다. 중국의 현지투자환경에 대한 충분한 연구없이 의욕만 갖고 진출 하려는 것은극히 위험하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가전업체들은 바로 이러한 점을 감안, 특성에 맞는 진출 전략을 세워야한다. 적어도 1년이상의 타당성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분야별 전문가 들로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갖가지 예상되는 문제에 대응책을 세워야한다. 그래야만 실패하지 않는다. 적어도 10~2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철저한 계획 을 세우지 않으면 투자성공을 절대 담보할 수 없다.
중국의업체들과 합작투자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중국 현지 파트너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끈끈한 연을 맺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어느 사회보다도 "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기업과 비즈니스관계를 가지려면 믿을 만한 파트너로 인정받는 것이 최우선과제라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중국통인황보평 금성사 북경지사장은 "거래업체와 신뢰구축은 다른 어떤 거래조건에서 제시되는 장점보다 거래관계를 성사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투자에는 체계적인 계획수립과 신뢰구축 외에도 짚어봐야 할 사항들이 수두룩하다. 시장환경, 근로자들의 노동생산성, 공장부지조성, 임금체계등을 정확하게 따져봐야 한다.
우선중국 가전업체 근로자들의 노동생산성은 다른 분야보다 질적인 면에서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컨대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TV의 생산성은 "최고의 수준"이다.
하지만오디오나 VCR등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근로자들의 기술력이 다른 분야 보다 취약해 동남아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게 현지주재원들의 분석이다.
중국 근로자들의 천성적인 게으름도 우리 투자업체의 생산성을 떨어 뜨리는요인이 되고 있다.
내년부터본격 적용될 외국기업에 대한 노동조합 설립의 의무화 조치도 당장 의 문제는 아니지만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외국업체들이 채용한 현지근로자들을 무리하게 다루지 말라는 뜻을 이해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공장조성부지 확보도 여의치 않다. 중국정부가 외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안 가까운 지역에 공장설립허가를 많이 내주기로 했으나 실제론 공장 부지대여를 회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지임대비용을터무니없이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국내 일부가전업체들 이 사업인가를 받고서도 공장건설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연유되고 있다.
현지부품구매압력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VCR를 생산업체에 대해 현지 생산 되는 텔을 채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거의 전량의 VCR 텍을 국내에서 들여왔던 우리업체로서는 현지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중국의 한 관계자는 "현지 가전업체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의 임가공형태 의 조립에 연연해서는 얼마가지 않아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조심 스레 진단한다. 곧 부품의 현지생산 없이 추진되는 투자는 경영상의 어려움 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모두 중국이 한국에서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말해주는 대목들이다.
결국중국진출은 "치고 빠지는" 식의 단기 승부보다는 현지업체와 공존 공생 하겠다는 진지한 자세, 친밀하고 장기적인 투자전략, 중국근로자들과의 긴밀 한 유대관계등이 조화롭게 이루어 질때 "장미빛 미래"가 보장된다 하겠다.
이에비춰볼때 우리가전업체들의 중국진출은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 볼수 있다. 하지만 신중한 투자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중국이 국내 가전업체들의 유럽 아시아 각국을 겨냥한 생산전진 기지로 부상할지, 아니면 "그림의 떡"으로 남아 있을지는 순전히 우리업체의 투자전략에 달려 있다.
우리전자업체들이 중국시장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방향을 정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을 거대한 잠재시장으로 뿐아니라 CIS등 유럽 시장의 교두보로 육성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계획 아래 차근차근 투자계획을 실천해나간다면 성공이 보장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