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광시곡"의 프란츠 리스트, 사극 "방크 반"의 카토나등 세계적인 음악가와 문학가를 배출한 동유럽 문화의 중심지가 바로 헝가리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는 도나우(일명 다뉴브)강을 가로지르는 란치드교와 다뉴브강변 언덕에 위치한 마티아스성당등의 빼어난 조화로 동유럽의 파리로 불릴 만큼 동구지역 최대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개방 5년째를 맞는 부다페스트는 더이상 조용한 동유럽의 고도가 아니다. 시내 곳곳에 세계 유수 전자메이커들의 광고판이 물결을 이루면서 이곳은 세계 전자메이저들의 격전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헝가리 국립경기장 원형돔 외곽 전면에 단독으로 부착된 삼성전자의 로고, 대우전자의 대형 광고판등 한국 가전사들의 광고 부착물도 쉽게 찾아 볼 수있다. 소니, 산요, 필립스등 세계 유수 전자업체 매장도 즐비하다.
노벨상 수상자를 6명이나 배출한 부다페스트 공대가 위치해 있는 부다페스트 최대 중심가인 바츠거리를 지나다 보면 삼성전자 가전매장이 주위 점포들과 금세 구별될 만큼 눈에 띈다. AV기기, 소형가전, 카메라등 가전소비재를 판매하는 이 매장은 크고 산뜻해 이 곳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컬러TV가 바로 부다페스트 인접 야스페니시루시에 위치한 삼성 전자 헝가리현지공장인 SEH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지난 89년 헝가리에 컬러TV공장을 설립, 한국 가전업체로는 처음으로 동유럽 시장 진출에 성공한 삼성전자의 SEH가 가동 첫 해부터 흑자행진을 시작하면서 헝가리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동 첫해 컬러TV를 연간 7만3천대씩 양산하기 시작한 SEH는 생산능력을 지난해 8만2천대로 늘린데 이어 올해 15만대, 오는 95년부터는 24만대규모로 확대될 예정으로 있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 회사는 동유럽지역에서 단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헝가리, 폴란드, 체코지역에서 지난해 소니, 산요, 필립스등 유럽 현지업체및 일본업체들을 제치고 외국업체 로는 가장 높은 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삼성전자는 특히 헝가리지역에 서 강세를 보여 컬러TV, VCR시장점유율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전품목에 대한 동유럽 시장점유율 20%를 목표로 헝가리에 대규모 전자복합생산기지를 설립키로 하고 세부투자계획을 마련중이다. 이 회사는 이를통해 컬러TV, VCR, 전자레인지등 가전제품은 물론 정보통신기기의 동유럽 현지생산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어 냉장고공장 을 가동중인 체코에 판매법인을 별도 설립, AV기기판매에 본격 나설 예정이 다. 동유럽시장에 대한 관심은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니다.
대우전자가 올해초 폴란드내에 최초 전자공장인 컬러TV공장을 설립했고 지난 해말 폴란드.체코.헝가리에 차례로 현지판매법인을 설립, 대대적인 동유럽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금성사 또한 루마니아 교환기공장에 50%의 지분을 출자한 데이어 폴란드,체 코, 헝가리에 지사를 운영중이다. 한국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 못지 않게 세계 전자업체들의 발걸음도 최근 동유럽으로 잇따라 옮겨지고 있다.
헝가리의 경우 ITT노키아(컬러TV및 오디오), 미국의 NSM(반도체), 디지털이퀴프먼트 PC SW)등이 진출해있고 유럽현지기업인 필립스, 지멘스 에릭슨등도 오디오, 통신기기 생산에 나서고 있다.
폴란드는 톰슨.아메리테크(미).지멘스.텔레콤(불), 루마니아는 지멘스(통신 장비), 불가리아는 제록스(복사기), 슬로베니아는 지멘스(교환기)등이 진출 해 있다.
동유럽시장이 점차 세계 전자군단들의 입성으로 북적대고 있는 것은 전자시장의 급성장세 때문. 헝가리 전자제품시장 규모는 94년 컬러 TV 23만5천대, VCR 15만대, 마이크로웨이브오븐 12만대, CDP 7만5천대, 오디오 13만대, 휴 대형오디오 39만5천대, PC 9만대, 모니터 10만대, 프린터 5만대, LBP 5천대 , HDD 11만대, 팩스 2만대에 이르고 있다. 폴란드.체코는 올해 컬러TV 각각70만 50만대, VCR 30만, 19만대 등이다. 특히 폴란드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으로 동유럽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동유럽시장은 국제화의 선봉인 일본기업들의 진출이 한국에 비해 크게 뒤져 한국 전자업체로서는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동유럽은 아직 국민소득이 서유럽에 비해 크게 낮아 구매력의 절대적 한계로 인해 시장성숙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럽지역에서 마지막 남은 세계 최대 시장인 동유럽은 조만간 세계 전자업체들의 투자진출이 붐을 이룰 전망이다. 97년이후새로운 경제권으로 급부상할 동유럽시장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다.
<부다페스트=김광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