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계 범용반도체 20~30%인상, 납기 52주까지 늘려

세계 유수의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이달부터 일제히 한국에 공급하는 EP롬.TT L IC.리니어IC 등 범용 부품의 가격을 20~30% 정도 인상한 것은 물론 일부부품의 경우 납기를 최대 13개월까지 늘려 국내 반도체유통업계는 물론 전자 제품 제조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6일 관련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AMD.TI.모토롤러.내셔널세미컨덕터(NS), 프랑스의 SGS-톰슨 등 외국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최근 공급물량 부족을 이유 로 들어 핵심 범용 반도체인 EP롬.TTL IC.리니어 IC의 대한 공급가격을 4월1 일자로 최소 20%에서 최대 30%까지 올린다는 내용을 국내 총판 및 대리점 에 통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기사 3면>게다가 이들 외국 반도체 생산업체는 플래시메모리.TRIAC.SVR 등 일부 범용 반도체의 납기를 기존 8~9주에서 앞으로 무려 52주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통보해와 오는 5~6월부터 이들 부품의 품귀사태가 빚어질 것으로전망된다. 특히 플래시메모리는 PC는 물론 각종 전자제품에 필수적으로 채용되는 핵심 반도체로 이 제품의 납기가 52주로 늘어날 경우 외국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한국 총판점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 제조업계의 제품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D램.CPU파동에 이어 이처럼 범용 IC수급에도 비상이 걸림에 따라 국내 반도 체유통시장은 올해 유례없는 공급부족 파동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파동은 특히 지난 93년 스미토모 에폭시공장 폭발로 발생했던 스미토모파동 과 비슷한 수준의 IC파동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그 영향이 국내 전자 산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I.SGS-톰슨의 한국 총판업체들은 지난주 본사로부터 4월1일자 수주물량부터 연장된 납기와 인상된 가격을 적용한다는 연락을 받아 최근 관련 유통업체 및 대리점과 고정 고객들에게 이를 정식 통보했다.

승전상사.동백전자.대진반도체등 외산 범용반도체를 주력 판매하고 있는 대형 반도체 유통사들은 이와 함께 최근 가격 재산정 및 단종 품목에 대한 수급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에 대해선 신규 공급선 확보에 나섰다. 이들 대형 반도체 유통상은 EP롬.TTL IC 등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 각각 40%、 10%에 달해 이번 가격인상 및 납기지연으로 인해 자칫 극심 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 삼성전자.LG반도체.한국전자 등을 대상으로 리니어 IC 및 레귤레이터에 대해 긴급 주문하는등 물량확보에 나섰다.

국내 반도체 유통상들은 "이번 세계 반도체 메이저들의 가격인상 통보는 대단히 계획적이며 의도적인 인상이 짙다"며 "반도체 가격을 한꺼번에 20~30% 씩 올리고 납기를 52주까지 늘리겠다는 것은 횡포에 가까운 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국내 대형 PC제조업체의 부품구매 관계자들도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현재 납기가 20주에서 26주에 이르고 있어 PC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며 "이런 상황에서 또 플래시메모리.레귤레이터.TRIAC 등 일부 품목의 납기 를 더 늦추겠다고 하는 것은 제품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횡포나 마찬가지 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PC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부품 납기지연으로 자칫 국내 PC생산에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들 외국 대형 반도체 공급업체는 "납기지연은 미국.유럽 전자산업의 활황으로 수요가 폭증、 전체적으로 공급부족사태를 빚고 있는 데 따른것이며 가격인상은 수년간의 인상요인을 보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김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