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원판(CCL)파동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 현물시장에서 원부자재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민생용 페놀원판에 이어 산업용 에폭시원판의 수급에도 연일 심각한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특히 에폭시원판의 경우 페놀제품과는 달리 수급상황이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해 이미 미국을 비롯한 몇몇 대규모의 원판수요업체들은 가격을 불문하고 물량확보에 주력할 정도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세계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에폭시원판의 원자재인 유리섬유 글라스패브릭 의 수요는 CCL시장뿐 아니라 인테리어.레저 등 여러분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공급은 3~4년전보다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공급량감소에는 일아사히화학을 비롯한 미.유럽.대만 등의 중.대형 유리섬유 생산업체들이 80년대말에서 90년대초사이에 경기침체를 이유로 감산 또는 생산을 포기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업계관계자들이 최근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리섬유업체들이 최근의 수요폭증에 대응해 증산에 나선다 해도 약 2년 여가 소요돼 긴급처방은 되지 못하는데다 향후 예상되는 가수요바람까지 불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유례없는 두자릿수의 에폭시 원판가격인상으로 PCB업체들의 커다란 반발을 사고 있는 원판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세계시장상황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물량확보가 핵심사안으로 떠오를 만큼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PCB업체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원판업체들이 유리섬유공급계약을 추진할 때 1년 계약은 공급업체들의 거부로 꿈도 못꾸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로선 전혀 물량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게 공급업체들의 거부이유다. 이에따라 6개월 단위의 "장 기계약"이 3개월단위의 계약보다 단가가 비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사실들은 각 국가별로 "물량확보경쟁"이 어느 정도인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원판업체들이 무엇보다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물량확보경쟁의 불똥 이 국내 원판업체들에게 가장 먼저 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싸게 원부자재를 공급받는 국가다.
이는 곧 지금과 같은 "공급자주도시장(Seller`s Market)"세가 가속화될 경우 우선공급대상국에서 가장 먼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는게원판업체들의 걱정거리다.
원판업체의 한 영업담당이사는 최근의 상황과 관련해 에폭시원판가격인상이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산업용PCB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할 것으로우려돼 매우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량확보와 가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면 국내PCB업체들의 생산차질을 막기 위해서라도 물량확보쪽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혀 상반기내에 또 한번의 가격인상이 있을것임을 시사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