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방진출" 포기해선 안된다

국내 전자업계의 대북방투자가 현지국가들의 정정불안으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 93년이후 동서화합의 해빙무드를 타고 유망 신시장으로 떠오른 러시아 중국、 북한등 북방이 정치적 경제적인 이상기류에 휩싸여 있어 국내 전자업체들의 수출과 투자분위기가 경색되고 있다.

물론 북방은 경제적인 관점에서나 정치적인 상황으로 볼때 아직까지 기업들 이 왕성한 투자력을 갖기에는 어느정도 위험부담을 안아야할 곳이다. 그래서 기업들의 선점효과가 다른 지역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내로라하는세계기업들이 앞다퉈 북방에 진출하는 것도 다른 지역에서 찾을수없는 특별한 메릿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현재 ■소평사망 임박설과 권력층의 부패추방운동 등으로 정국이 불안정한 상태다. 그동안 대중진출을 활발히 추진해온 전자업체들이 북경 현지지사를 통해 상황정보를 수집,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국내 전자업계는 중국을 성장잠재력이 큰 신시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부 문의 대중교역은 지난해 수출 3억3천만달러、 수입 3억1천만달러등 6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 수출 6억달러、 수입4억달러등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전자업체들은 현지상황이 악화될 경우 수출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2월말까지 대중 전자수출은 전년동기대비 55.8%늘어 난 1억7백만달러를 기록했으나 3.4월로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여 전년동기 30% 성장에 그치고 있다는 게 전자업계의 분석이다.

북한은 중국과는 또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한민족 한핏줄인 데다 지리적으로도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 진출은 어떠한 난관에 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보다 먼저 성사돼야 한다.

그러나 올해초 그룹차원의 방북이 러시를 이루면서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됐던 전자업체들의 대북진출은 북미경수로협상등 핵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측은 경수로 문제와 관련、 한국 기업은 대북 합작투자 사업에서 일단 배제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 지고 있어 당분간 국내 전자업체들의 대북투자사업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북경지사를 통해 활발히 추진해온 국내업체들의 대북접촉 이 완전 중단된 상태다. 그동안 가장 협력이 활발했던 러시아의 경우 루블화 의 급격한 평가절하와 국내 업체간의 과당가격경쟁으로 수출채산성이 악화되 고 있어 대러시아수출이 재점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2~3년사이 유망수출국으로 부상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자 업체들은 러시아의 정정불안과 경제환경악화로 시장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들어 2월말까지 9천7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으며 3, 4월동안의 전자수출규모도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은 당초 올 상반기중에 설치키로 했던 AS센터설립을 보류하고 있으며 러시아 바이어들의 제품공급 요청에 현금결제를 계약전제조건 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구권 국가에의 진출전략도 현지의 정치.경제적 불안등으로 당초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북한-중국-러시아-동유럽으로 이어지는 북방지역이 우리나라가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충으로 자리매김돼있는 이상 북방을 향한 큰 흐름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북방지역은 정정이 아무리 불안하다해도 우리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대상이다.다만 일을 그르치지 않기 위해서는 완급을 조절할 필요는 있다. 안정 만을 내세워 북방진출을 늦추거나 이미 계획된 투자사업을 포기한다면 그것은 분명 선점기회를 놓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북방지역은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투자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동안 의욕을 갖고 추진해온 프로젝트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정보수집과 체계적인 위기관리를 통해 확신에 찬 접근이 필요하다.

북방은 앞으로도 안정구조로 전환되기 위한 긴장과 이완의 수순을 계속해서 밟아갈 것이다. 따라서 국내 전자업체들은 급격한 상황변화가 없는한 현재진행하고 있는 대북방사업들을 섣불리 중도 포기하거나 축소지향적으로 나가서는 안될 것이다. 북방이 우리의 신보고가 될 것인가의 여부는 바로 우리의노력과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