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컴퓨터산업 새물결 (12);PC의 패션화

사무실 뿐 아니라 일반가정으로도 컴퓨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 패션PC다.

딱딱한 직선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외형이 곡선으로 처리된 것은 물론 초록·분홍·노랑 등 다양한 칼라로 채색된 컴퓨터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제품들 중 기존의 고정관념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제품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니터는 물론 본체, 키보드 등에 이르기까지파격적인 디자인을 시도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미적 수려함 뿐 아니라 사용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제품들도 많다.

기존에는 주요 부품들에 단지 껍데기만 씌우는 것에 불과했던 컴퓨터들이이제는 「보기에도 좋은」 제품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용으로만 사용되던 컴퓨터가 일반 가정으로 파고들면서 성능 만이 우선시됐던 과거와는 달리 튀는 디자인과 색상도 주요 경쟁요소로 대두되고 있다는 얘기다.

제품을 새로 개발하거나 기획하는 사람들도 성능과 더불어 외형의 디자인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들도 같은 성능이면 외관이 수려한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각사가 개발한 제품을 히트상품으로 만들려면 성능 뿐 아니라 소비자의 개성에 접근하는 디자인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컴퓨터업계에는 이같은 분위기를 반증하듯 사용편리성이 중시되는 기능주의 뿐 아니라 소비자의 감각과 문화적 취향을 고려하는 감성공학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에 걸맞게 다양하고 기발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정보화사회에서 경쟁해야 하는 컴퓨터 기업들의 경쟁력이자 생존전략인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최근 출시되는 컴퓨터들은 성능과 함께 디자인 차별화를 제품의 주요 특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됐던 LG전자의 「심포니홈」이나 대우통신의 「코러스홈」 등을 비롯해 최근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는 일체형PC들이 모두 디자인에 파격이가해진 제품들이다. 이들은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로 연결돼 TV처럼 활용될수 있는 것은 물론 색상도 진회색이나 암청색으로 출시돼 국내 PC시장에 컬러돌풍을 불러일으켰다.

뉴텍컴퓨터가 출시했던 타워형 제품들도 진한 분홍색이나 청록색으로 출시돼 컬러PC의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줬고 팩커드벨이 출시한 「레전드」는 코너형으로 설계돼 본체는 정사각형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무너뜨렸다.

이들에 이어 최근에 선보인 에이서의 「아스파이어」는 현재까지 선보인제품들 중에서 가히 패션PC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연한 비취색과 잿빛 두가지 색상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모니터와 본체, 키보드, 마우스 등 모두가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답게 설계돼 PC라기보다는 패션가전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굳게 하고 있다.

이밖에 LG전자,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PC업체들이 「앞으로의 신제품들은 모두 파격적인 디자인을 보여줄 것」을 장담하고 있어 패션PC의 출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디자인이 컴퓨터 업계의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로 자리잡아감에 따라 PC의패션화는 컴퓨터업계의 피할 수 없는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