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중공업 공작기계연구부 李仁載선임연구원
지난 83년 입사한 이후 13년째 공작기계 개발에만 전념해 온 기아기계기술연구소 공작기계연구부 이인재선임연구원(과장급)은 공작기계의 친정아버지(?)로 불리워도 과함이 없을 정도의 프로 엔지니어다.
힘든 개발과정을 거쳐 탄생된 양산 1호기가 사용자에게 공급될 때는 시집간 딸이 병치레를 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친정아버지의 심정으로포장에서 적재 그리고 출발까지 전 과정을 지켜보며 기쁨과 함께 서운함을느끼기 때문이다.
지난 91년 장영실상을 수상하고 국내에만 1천대 이상 판매되는 등 지금도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기아중공업의 주력모델인 소형 CNC(컴퓨터 수치제어)선반(모델명 KIT 30A)을 개발한 그는 공작기계 중에서도 기아터닝머신(KT)시리즈를 비롯한 선반 개발에만 줄곧 몸담아 왔다. 그가 개발에 참여한 제품이판매된 것은 약 2천대에 이르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추 잡아도 1천억원이 넘는다.
현재 수행중인 프로젝트는 자동차 알미늄휠 가공용 선반과 한 대의 선반에서 여러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복합선반. 지난달 공작기계전시회를 통해 시제품을 선보인바 있는 이들 중대형 선반의 양산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주력하고 있다.
부산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최근 현장에서 몸소 체험한 공작기계 개발 경험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에 몰두, 올 여름이면 93년부터다니기 시작한 창원대 산업대학원(야간)에서 석사학위를 받게 될 꿈에 부풀어 있다.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논문 내용은 「공작기계 정밀도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다년간 공작기계 개발하며 경험을 통해 터득한 기술을 학문적으로 보완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론과 기술을 겸비한 李연구원은 자본재산업 육성에 대한 소신도 뚜렸하다.
『한 나라의 국력을 가늠하는 것은 경제력이고 경제력을 지배하는 가장 큰힘은 제조업의 제품 경쟁력이며 이를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품질 좋은 제품을 싸게 생산할 수 있게 하는 자본재산업』이라고 강조하며 『현재 정부가추진하고 있는 자본재산업 육성정책이 보다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각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부품·소재산업 등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초기술 개발에 많은투자를 선행하고 산·학·연 연대를 대폭 강화, 핵심기술을 국산화하는 한편독자모델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자신이 개발한 공작기계가 타사 제품과의 수주 경쟁에서 낙찰될 때가 가장기쁘다는 그는 「연구원은 결국 개발 제품으로만 말한다」는 원칙을 충실히따르고 있는 영원한 「공작기계 맨」이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