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 유통관행 무너졌다...세진, 악성재고 반품 처리

컴퓨터유통업계에 거센 회오리바람을 몰고온 세진컴퓨터가 마침내 PC게임및 CD롬타이틀 유통업까지 강타하면서 해당유통업계의 불만이 커져 가고 있다.

이는 세진컴퓨터가 게임및 CD롬타이틀유통업계의 오랜 유통관행으로 정착된 「無반품제도」를무너뜨린 것.따라서 해당 대형유통사들은 세진컴퓨터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내심 불만을 감추지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초 세진컴퓨터는 경영합리화차원에서 초창기에 공급받았던 게임소프트웨어의 악성재고등을 공급유통사들에 반품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세진측으로부터 재고를 반품받은 대형 유통사들은 S사,C사,I사,K사등으로 그 반품규모가 상당량에 달하고 있다.그동안 게임및 CD롬타이틀유통업계에서는 한번 공급한 물량에 대해선 하위거래선으로 부터 전혀 반품을 받지 않는것이 불문률로 정돼 왔으나 세진컴퓨터에 의해 이같은 관행이 무너지게 된 것.

세진컴퓨터가 대형유통사에게 반품을 요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국의 50-60개점에 달하는 직매장를 통해 실판매를 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관련업계에서는 『세진컴퓨터가 게임및 CD롬타이틀등을 취급하면서 소비자직판시장의 20-30%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세진의 반품요구에 대해 대형유통사들은 거래선을 잃지 않기 위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세진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반품과 관련,사전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반품을 요구해왔다』면서 『세진측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공급을 중단하거나,세진의 요구대로 반품처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들려준다.

이 관계자는 『반품을 할려면 정상적으로 세진본사가 반품물량을 모두 확인하고 내보내야 하는 데도 매장별로 반품을 처리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인 경영합리화없이재고에 대한 부담과 반품과정의 비용등을 모두 제품공급사에 전가하는 격』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대해 세진컴퓨터의 홍보담당자는 『악성재고에 대해 공급사와 협의해 다른 소프트웨어와 상계처리한 경우가 있지만 일방적으로 반품처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이 어디에 있든지간에 이번 세진컴퓨터의 반품처리는 일과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세진과 같이 악성재고의 반품을 요구하는 소매점들이 생겨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때문이다.이렇게 될 경우 재고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야 할 대형유통사들은 존립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게임유통업계의 반품과 관련된 관행이 무너지면서 새로운 유통거래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한 업계관계자는 『반품이 없는 현행 유통구조하에서,메이커나 수입업체들이 전혀 재고부담을 안지 않는 반면 총판계약을 체결한 대형유통사들은 재고부담을 고스란히 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이같은 거래질서는 유통업체를 취약하게 만들어 오히려 게임유통업계의 발전을 가로막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세진의 반품처리를 계기로 반품제도를 도입,메이커나 수입업체들이 유통사와 재고부담을 나눠갖도록 함으로써 무분별한 제품수입등을 막아 게임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가격문란문제등을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