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는 프랑스 경영전문지 「레상시엘 뒤 메니지먼트」 11월호에서 한국의 기업창설 능력이 세계1위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잡지에서 『40년 전 한국은 일본인들의 한국기업 출현 봉쇄와 고등교육 금지조치로 인해 아무런 산업도 갖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20여개 산업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왕성한 기업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한국의 기업창설 능력이 대만(2위)과 미국(3위)보다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창설능력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왕성하다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평가는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나름의 신빙성이 없지 않겠으나 우리의 자가진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기업에 있어서는 창업에 못지않게 사업영위와 활동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 비춰 볼 때 피터 교수의 평가를 마냥 좋아할 형편은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기업이 새로 문을 열지만 그만큼 많은 기업들이 소리없이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달 평균 창업기업수는 1천여개에 이르고 부도로 폐업하는 기업도 9백개 이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처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이름없는 중소기업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난 기업들마저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대통령별장인 캐프 데이브에 그랜드 피아노를 납품해 세계적인 피아노업체로 인정받았던 삼익악기마저 지난달 23일 부도를 내고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쏟는 것을 보면서 이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오동잎 하나에 계절의 변화를 안다」고 했던가. 삼익악기의 부도는 우리 전자업계의 환경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충분히 시사해 준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레상시엘 뒤 메니지먼트」에서 『앞으로 기업혁신은 일본이나 한국에서처럼 자동화되고 조직적인 동시에 엄격하고 정확한 규율을 적용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혁신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우리 전자업체들로서는 피터 교수의 이러한 평가에 걸맞는 경영혁신으로 정말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질 높은 기업경영을 실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