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즈고市는 미국 켄터키州의 아주 작은 도시다. 인구 1만3천여명에 불과한 이 도시를 연구하려는 견학의 발길이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라즈고시가 미국을 대표할 정도로 케이블에 의한 유토피아, 즉 「케이블토피아」를 실현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방 소도시의 하나인 그라즈고가 케이블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갖가지 시민복지시책을 구현하게 된 동기는 市에서 직접 전력공급사업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민간 전기사업자가 전기를 처음 공급하기 시작했을 때 지방 소도시의 전기혜택은 까마득하기만 했다. 민간 전기사업자들은 가난한 소도시 지방자치단체보다 재력이 풍부한 대도시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전기를 공급해 왔다.
그라즈고는 전력국을 신설하고 테네시강 개발계획에 따라 발전사업을 하고 있는 「테네시 벨리공사(TVA)」로부터 전기를 사서 시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전력공급사업에 있어 필수적인 시설은 배전전력수요 자동제어에 없어서 안될 케이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고도의 신뢰성과 확장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라즈고시 전력국은 부가기능 개발에 주력했다. 상수도와 하수도 펌프의 원격제어, 경찰서, 소방서를 연결한 방범, 방재기능이 대표적인 최초의 부가기능이다. 물론 케이블TV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가기능 가운데 하나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케이블TV국은 그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 80년대 초 「테네시 벨리공사」가 전력요금 「피크타임제」를 적용하자 그라즈고 시는 케이블 시스템을 이용, 전기요금이 싼 심야에 전기온수기나 풀장의 펌프 등을 가동시켜 매월 10여만 달러 이상의 전기요금을 절약했다. 「테네시벨리공사」 역시 그라즈고시와 같은 협조로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발전시설을 늘리지 않아도 전력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었다.그라즈고 시는 이 케이블시스템을 더욱 고도화, 정보의 초고속도로로 활용함으로써 멀티미디어 사회를 선도하는 「케이블토피아」로 자리매김했다.
그 첫번째 사업이 시 직영 전화의 개통이다. 두번째 사업은 컴퓨터를 네트워크화, 시민상호간 커뮤니케이션, 시민의 소리를 직접 듣는 데 주력했다. 시민들은 시청에 가지 않고 전자메일을 통해 불편사항을 알렸으며, 이에 대한 답변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확산에 따라 세계속의 그라즈고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세번째 사업은 교통체증 해소다. 푸른 신호등과 붉은 신호등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했다. 네번째 사업은 멀티미디어 교육의 실현이다. 교사들과 학생들은 자택에서 양방향 커뮤티케이션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집에서 도서관의 장서를 열람하거나 각종 자료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컴퓨터와 접속된 이동도서관을 운영, 많은 시민들이 손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섯번째 사업은 고령화 현상으로 외롭게 홀로 사는 노인들에 대한 각종복지시책의 구현이다. 이밖에도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한 상거래와 은행 이용, 전기와 수도 미터기의 원격검침에 의한 인력절감, 부서별로 보관중인 서류를 한대의 「파일 서버」로 활용함에 따른 행정의 간소화, 민원서류 자동발급 등 케이블시스템의 효용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라즈고시 전력국에서 발행하는 요금 청구서를 보면 △전기요금 △케이블TV 컨버터 임대 △케이블TV 베이직 프로그램 시청료와 LAN 사용료 △PC 접속기재 사용료 △케이블 전화요금 △매상고에 따른 세금 등으로 세분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케이블TV 시청자수도 지난 19일 1백50만명을 돌파했으며, 케이블TV 부가기능 개발과 활용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1997년 새해는 한국의 「케이블토피아 원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金鍾文(韓電정보네트워크 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