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협회 설립 시급하다

국내 인쇄회로기판(PCB)산업의 내실을 강화하고 업계간 과열경쟁과 중복투자를 조율,공통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PCB,원판(CCL),동박,케미컬 등 화공약품,장비 등 관련업계가 총 망라된 가칭 「한국PCB산업협회」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PCB가 반도체에 이어 두번째로 큰 부품시장을 형성하며 핵심부품으로 자리매김됐고 국내서도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지난해 세번째로 시장규모가 兆단위를 돌파하는 등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아직까지 업계 공동창구가 없어 PCB산업 발달의 지연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

이로인해 정부의 막강한 인적, 물적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달리 PCB는 업계의 對정부 영향력도 상대적으로 약해 주요 정책개발과제에서 소외되기 일쑤며 업계의 과당경쟁 및 중복투자,전문업체들의 몰락,세트업체의 가격횡포,선진국과의 기술격차 심화 등 산적한 문제의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PCB는 특히 거의 모든 전기, 전자, 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탑재됨은 물론 최근엔 BGA, MCM, COB, TAB, 플립칩 등 차세대 반도체패키지와 TFT LCD의 서브기판으로 응용되는 등 점차 복합산업으로 발전되는 추세여서 전, 후방산업과 유기적인 체제 정립을 위해서도 협회의 발족이 절실한 상황이다.

물론 지금도 국내에 PCB관련단체로 인쇄회로기판연구조합과 전자공업협동조합 산하조직으로 최근 발족한 「PCB분과위원회」가 있지만 몇몇 PCB제조업체에 과제 및 개발자금이 집중되는 연구목적(연구조합)과 일부 사장단의 친목모임(분과위) 성격에 그쳐 업계 공통의 이익을 대변하기엔 원천적으로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강하다.

반면 세계시장을 석권한 일본(JPCA)과 미국(IPC) 등은 관련업계가 두루 참여하는 협회를 통해 각종 PCB 관련 산업통계는 물론이고 업계간 가격경쟁 지양,기술교류,전시회 개최,인력스카웃 자제,전문인력 양성 등을 유도함으로써 PCB 및 관련 원부자재 기술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의 최대 경쟁국인 대만, 중국 등도 이미 협회를 발족,정부지원을 유도하고 무분별한 가격경쟁을 조정,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들은 『무엇보다 각국의 PCB협회가 주도하는 국제적인 PCB포럼이 열릴 때 대표기관이 상대적으로 미약해 국제적으로도 위신이 서지 않는다』며 『협회가 없다보니 산업통계조차 제대로 수립되지 않아 관련 신규사업 추진시 시장조사가 원천봉쇄되는 등 후진국형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현재 국내 PCB 관련업계는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참여했거나 추진중인 삼성, LG, 대우, 현대 등 대기업들과 중소 전문 제조업체들을 비롯해 원판,동박,장비 등 후방업종을 포함해 3백여개사에 육박하고 있으며 생산규모는 PCB 1조3천억원,원판 3천억원,동박 5백억원 등 관련업종을 모두 합쳐 약 1조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