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공륜 수입음반 심의가 흔들린다

수입음반의 추천심의를 전담하는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가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다.

「젖소부인」시리즈로 유명해진 16mm비디오영화 전문제작사인 한시네마(대표 한지일)는 최근 「10 10」이라는 제목의 비디오영화가 공륜심의를 무사히 통과하자 오히려 이의를 제기했다.한지일 대표가 남녀간 성교를 빗댄 은어인 「씹 씹」을 통과시킨 공윤의 중심없는 심의기준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에 대해 공윤은 영화제목이 남녀간의 「열 열」한 사랑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통과시켰다고 해명했다.

이런 헤프닝은 비디오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현재 음반수입상 또는 국내음반사가 외국음반을 수입하거나 라이센스로 제작하고자 할 때에는 현행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륜의 추천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심의기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요즈음 서울시내 음반소매점에 나가보면 예전에 볼 수 없던 수입음반들이 아예 단독 부스까지 마련돼 성황리에 팔려나가고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특히 닥터 드레,스눕 도기 독,투 팍(Tu Pac),사이프레스 힐,두 오어 다이,서 믹스어랏 등 폭력, 살인, 마약을 부추기는 갱스터 랩 앨범들이 여과없이 수입돼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

어떤 음반은 아예 미국내에서 갱스터 랩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활용하는 「부모의조언(parental Advisory)하에 가사내용을 명시(explicit content)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표식까지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반 그대로가 진열돼 팔리고 있다.서울시내 음반소매점의 한 관계자는 『이 표식이 국내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판매량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륜의 심의통과가 의문시되는 앨범들을 살펴보면,우선 닥터 드레의 최신보 「Dr. Dre Present...The Aftermath」를 들 수 있다.닥터 드레는 수백만장의 앨범판매량을 기록한 다수의 갱스터 래퍼들을 키운 장본인으로 지난 91년 한 TV쇼프로그램 진행자를 폭행하고 92년에는 경찰을 폭행해 95년 파사데나市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했다.그가 자신의 음악을 통해 세상에 주로 내뱉는 단어는 「마리화나」와 「폭력」이다.

마약에 심취할 것을 종용해온 래퍼인 사이프러스 힐은 노래제목까지 섬뜩해 이다. 스눕 도기 독 역시 최근 국내에 발매된 앨범 「Doggystyle」에 수록된 곡 의 가사를 통해 『Poppin,stoppin,hoppin(마약복용을 은유하는단어들) like a rabbit』라거나 『나는 본 때를 보이려 총을 쏘곤 했다(I used to shoot hoops)』고 표현한다.

이들 음반은 주로 수입전문업체인 N레코드,C프로덕션등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수입업체가 공륜의 심의통과를 위해 원반을 연주곡으로 신청하거나 가사를 바꾸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면서 『내용확인을 충실하게 실행하지 않는 공륜에도 문제가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