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長羽 이메이션코리아 대표이사
요즘 정부 경제정책이 현실적인 지원방안으로 급선회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발표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지원 정책은 실수혜자층인 중소기업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최근 발표된 벤처기업 관련정책들은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고 평가된다.
그 증거로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벤처캐피탈이 조성되고 있고 일반투자자들도 투자조합이나 펀드 형태로 벤처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모험적인 투자자들은 창업투자자(Angel)의 형태로 벤처기업 창업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또 장외주식시장(KOSDAQ)에 주식을 공개(IPO)한 벤처기업이 급증함에 따라 투자자문회사도 설립됐고 한국형 실리콘 밸리도 여러 곳에 조성될 계획이다.
이제 한국경제호(號)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운용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중소기업 특히 벤처기업으로 그 방향을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경제 호가 새롭게 출발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성공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벤처기업이나 그와 관련된 투자는 반드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며 수익성이 보장된 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둘째, 벤처사업의 육성과 개발은 시장주의 원리에 입각한 자율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는 벤처기업을 위한 세제, 법률지원을 통해 민간자율이 보장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벤처 관련기업 지원이 일시적인 유행으로 그쳐서는 안되며 지나치게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해도 곤란하다.
넷째, 벤처기업은 투기성을 띠어서는 안되고 건전한 투자의 장이 되어야 하며 투자대상은 사람과 관련된 기술이란 사실에 공감해야 한다.
다섯째, 벤처기업의 장기적인 육성과 발전을 위해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설립 및 지원이 필요하며 세무 당국도 가상오피스와 SOHO(Small Office Home Office)에 대해 새로운 판단기준을 세워야 한다.
여섯째, 국민연금, 신용조합 및 여러 투자기관들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국민연금을 정부 정책에만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벤처기금이나 자본 등에 일정 비율을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일곱째, 벤처기업이 조기에 주식투자자에게 공개될 수 있도록 코스닥 이전 단계의 프리 코스닥(Pre-KOSDAQ) 장외시장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회계의 투명성과 윤리성을 담보해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여덟째, 인적자원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외국인 전문 기술자들도 한국 벤처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장기 취업 비자나 국적취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동시에 고급인력 유인 정책도 정부 차원에서 개발되어야 한다.
아홉째, 기업이 벤처기업으로 출발해서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그다음 어떻게 지속적으로 성장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나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결국 벤처기업의 시장도 세계이며 경쟁상대도 전세계란 사실을 인지해야 하며 벤처기업가는 국제화 마인드와 시각이 필요하다.
열째, M&A의 활성화를 통하여 벤처기업이 쉽게 매매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야 한다. 기존 기업들은 벤처기업을 흡수함으로써 자본이득보다 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끝으로 미국의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미국시장의 다양성과 세분화된 시장이나 니치시장을 활용한 것에 기인한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한국시장에서도 벤처기업들이 진입할 수 있는 적정한 규모의 다양한 시장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벤처기업들은 처음부터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 등으로 진출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조기 시장확보나 주식공개를 위해서 고려해 볼 만한 사항으로 여겨진다.
결국 벤처기업은 한국경제 호 전체의 효율성과 기술능력 향상을 위한 경쟁력 우위(Competitive Advantage)의 개념에서 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