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케이블TV 전송망 사업 어디까지]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NO) 한국전력이 지난 10일 2차 SO와의 간담회에서 새로운 방침을 흘려 무선망으로의 전환을 고려했던 SO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있다.

9월말 사업방침을 곧 발표하겠다고 표명했던 한전은 10월 중순이 되도록 뚜렷한 방침을 내놓지 않아 2차 SO들의 불만을 사왔다. 한전은 그동안 사업성, 자금여력 등 여러 요인으로 사업 방향설정이 늦어져 업체와의 계약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난 8월 말까지 이미 3개 2차 SO와 계약을 맺는 등 은밀히 사업을 진행시켜 왔다. 이같은 한전의 움직임은 「업체 선별」로 비쳐졌고 한전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음에 따라 서비스 지역이 넓고 인구는 적은 지역의 SO들은 무선망 구축을 심각히 고려해 왔었다.

그런데 지난 10일 2차 SO와의 간담회에서 한전은 『타당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SO와 계약을 하되 한 SO의 전지역에 망을 구축하는 대신 중소 도시 등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망을 포설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계약 대상은 모두에게 해당되며 이달 중 계약하면 내년 3월 개국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 2차 SO들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9일 사장단회의 당시 벌어졌던 한전 성토 분위기가 이날은 회의가 진행되면서 상당히 누그러지기도 했다.

물론 한전의 이같은 방침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차 SO들은 한전의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무선 네트워크를 갖출 것인지에 대해 복잡한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SO들은 대부분 무선망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견 상당히 진전된 해결책으로 보이는 한전의 이같은 제안은 2차 SO들의 수용여부를 떠나 몇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한전이 원하는 이들을 모두 수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수익성을 따져야 할 만큼 우선 순위에 밀려 있는 한전의 케이블TV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따라서 한전이 이같은 방침하에서도 업체를 선별하게 될 경우 제외된 업체들의 서비스 일정은 상당히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보다 큰 문제는 이처럼 도시 중심으로 망을 구축할 경우 농어촌이 제외돼 당초 바라던 전국적인 케이블TV 시대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농어촌을 향후 케이블망을 기반으로 이뤄질 각종 부가서비스의 사각지대로 만들어 정보통신의 도농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업계는 한전의 새 방침이 자회사와 MS가 추진하고 있는 레인보 프로젝트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블 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는 도시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2차 SO와의 계약을 도시중심으로 끌고가려 한다는 것이다.

한전의 입장이 어떤 것이든 간에 현재 한전은 계약을 끝낸 3개 SO를 제외한 20개 가까운 SO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계약시 「을」의 입장에 서야 하는 한전이 방침을 확정하지 않고도 업체들을 옴쭉달싹 못하게 하는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