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음반시장은 작년보다 최소 25%,최대 40% 축소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음반 업계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리는 결론이다.
음반업계는 올해 신나라레코드의 「아가동산」 사건 파문 후유증과 음반 도, 소매업체들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등으로 휘청거렸으며 경기불황에 의한 시장경색으로 엎친데 덮친격의 힘겨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특히 가격파괴 현상은 작년에 이어 계속 업계를 압박했다. 이로 말미암아 30여년간 음반 유통사업을 해 온 명곡사가 자진폐업했고 D사, K사등 10여개 음반유통사들은 일년 내내 부도설에 시달려야 했다.
올해의 음반 유통시장은 밀리언셀러가 거의 없었던 것이 특징중의 하나. 신나라레코드가 집계한 「97년 음반판매 결산」자료에 따르면 가요부문 10위권내에 든 음반들의 총 판매량은 작년보다 39% 줄어든 7백74만7천장에 그쳤다. 평균 소비자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약 3백25억원이 줄어든 것. 30위내 판매량도 총 7백71만장에 머물렀다.
그나마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댄스그룹 HOT의 2집앨범 「행복」이 약 1백5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갈증을 해소시켰다. 하반기 터진 터보의 「굿바이 예스터데이」도 상종가였다.
이에 반해 팝과 클래식 시장은 단 한 장의 밀리언셀러 없이 침체를 거듭,전반적인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40%가 감소했다. 그나마 영화 「접속」OST가 60만여장(폴리그램),편집앨범인 「나우 3」가 50만여장(EMI),역시 편집앨범인 「파워 오브 러브」가 42만여장(워너)의 판매고를 올려 체면을 살렸다.
가격파괴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정찰제의 도입은 올 업계의 최대 이슈였다. 이 제도는 들쭐날쭉한 음반 소비자가격을 일정하게 만들겠다는 것으로 업계의 자구책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이 제도는 음반 직배사들의 반발로 국내가요에 대해서만 시행키로 하는 반쪽자리 제도로 출범하게 됐으나 어찌됐든 업계에는 신선한 바람이었다.
음반시장에 참여한 대기업의 올 움직임은 크게 부진했다. 대우계열의 세음미디어는 올해 7종의 음반을 발매했으나 뚜렷한 실적을 올리지 못했으며 LG소프트는 「음반사업 포기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현대그룹의 금강기획은 강한 의욕을 보였으나 매출부진으로 돌연 「숨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영상사업단과 웅진뮤직은 나름대로 입지를 구축한 한해였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음악저작권 관리대행시장은 의외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기린음악출판사를 비롯한 기존업체와 삼성뮤직,제일제당,MBC예술단 등 대기업 음반관련사와 예당미디어,도레미레코드,KM뮤직,월드뮤직 등 중견음반사들의 제2의 수익사업으로 등장한 이 시장은 올해 비로소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