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출판물 부가세 면세 "유명무실"

정부가 전자출판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한 전자출판물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제도가 시행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음에도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어 제도제정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5월 말 텍스트(도서)에 기반을 둔 멀티미디어 타이틀에 대해서는 일반서적과 같이 10%의 부가세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자출판물에 대한 부가세 면세제도를 총리령으로 확정, 공포했다. 이에 따라 참고백과, 교과학습 CD롬 타이틀 등 상당수의 교육용 소프트웨어(SW)의 가격인하와 이에 따른 수요확대가 기대됐으나 아직까지 이를 활용하고 있는 업체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부가세 면세품목의 경우 서점에서 유통될 수 있는 필요, 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어 교육용 SW업체들의 유통망 확보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서점들이 이들 제품에 대한 별도의 세금계산서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롭다는 등의 이유로 취급을 달갑지않게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출판물 부가세면세제도가 전혀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관련업체의 인식부족과 부가세 면세품목에 대한 세부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광데이터테크의 박지호 부사장은 『아직까지 이같은 제도를 모르는 업체들이 있는 데다, 개별 업체들로서는 텍스트를 어느 정도 반영해야 부가세 면세품목으로 적용받을 수 있는 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없어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특히 영세한 중소 교육용 SW업체들은 섣불리 부가세 면세신고를 할 경우 아직까지 이같은 제도의 존재여부도 모르고 있는 일선 세무소와의 갈등을 우려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등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말부터 「삼성 EBS가정학습시리즈」 CD롬 타이틀 표지에 부가세 면세품목 제품이라는 표지를 달고 출시할 예정이나 개별 업체의 움직임에는 한계가 있어 제도의 정착과 효력 발휘를 위해서는 업체간 공동보조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반 출판업체와 일부 교육용 SW업체 등 30여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전자출판협회(회장 김경희)는 뒤늦게나마 전자출판물 부가세 면세제도 시행에 따른 업체간 협력방안을 마련키 위해 오는 7월에 공청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전자출판협회는 공청회를 통해 부가세 면세품목의 명확한 규정을 명시하고 서점공급을 위한 방안등을 마련해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와 협력, 국세청 및 대형 서점 등에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용 SW업체중 전자출판협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업체는 3∼4개사에 불과하고 아직까지 전자출판협회가 친목단체 이상의 성격을 갖고 있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자출판 부가세 면세제도는 여러 방면에서 관련업체들에게 상당한 이득이 있는 제도』라며 『이 제도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형 출판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힘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