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역사를 바꾼다.」
지난 85년 처음 개최돼 올해로 14년째를 맞은 우수산업디자인(Good Design) 상품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우리나라 제품 디자인의 역사와 발전과정, 최근의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행사다.
그 해 우수산업디자인상품으로 선정된 제품들은 개최 공고를 기준으로 1년 이내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한 제품들 중에서 남달리 디자인 및 품질적인 측면이 우수하며 이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GD상품전은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발표하는 것과 더불어 전체 선정작들을 일정기간 전시, 홍보하고 역대 수상제품 및 해외 우수디자인 제품들도 선보이는 등 다채롭게 진행돼 참가업체는 물론 관람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GD상품전은 정부가 공인하는 GD마크를 부착함으로써 기업으로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매출을 늘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제품에 대한 신뢰를 주며 나아가 국내 산업디자인의 활성화에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GD상품전은 전체 1백65개 업체가 총 3백46점을 출품, 이 가운데 1백여개 업체의 1백79개 제품이 GD상품으로 선정됐는데 어느해보다 출품작과 수상작 모두 전자제품이 눈에 띄게 많은 것이 특징이다.
수상작 41점 중 대통령상은 LG전자의 휴대형 소형 녹음 및 재생기인 「아하프리」가 차지했고 국무총리상은 기아자동차의 「카니발」, 산업자원부장관상에는 해태전자의 「스타일리쉬 오디오」와 현대전자의 「걸리버」를 비롯해 총 8점이 선정됐다.
또한 한샘의 인텔리전트키친과 센추리의 공기청정기, 대우전자의 와이드컬러TV 등이 각각 서울특별시장상, 중소기업청장상, 전경련 회장상 등에 선정되는 등 전자, 전기, 통신기기제품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도 이번 GD상품전은 심사위원의 구성을 디자인계, 유통업계, 언론계, 관련학계, 소비자 등으로 폭을 넓힌 것이 새로운 시도였으며 전체 출품 품목이 식기, 병마개, 음료캔 등 주방용품 및 생활용품으로 다양해진 것도 또 하나의 성과로 평가된다.
그동안 GD전은 산업디자인법에 의거,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해 우리 상품의 디자인 수준을 향상시켜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매해 한번 개최돼왔다.
첫해인 지난 85년에는 대기업 중심으로 대다수 전자제품만이 출품돼 홍보 및 인지도가 부족하고 분야와 출품업체가 한정됐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디자인의 개념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던 것으로 평가된다.
88년에는 선정부문에 악기류가 신설돼 분야가 9개로 확대됐으며 90년부터 흰색 위주였던 가전제품들이 검은색, 은색, 회색 등 색상이 다양해지기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93년에는 심사위원을 산업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마케팅 전문가, 특허관계자, 소비자단체 인사 등 광범위하게 구성하기 시작해 심미성, 기능성, 독창성 등 종합적인 심사가 가능하게 됐다. 특히 시상제도가 도입되면서 선정된 업체에 실질적인 정책, 금융, 홍보가 지원돼 출품업체수가 전년대비 두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94년에는 산업기기 분야에서도 출품이 이뤄졌으며 95년에는 제품을 직접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제도가 도입돼 전문성을 높이기도 했으며 지난 97년에는 다수의 출품작이 한국 고유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응용한 사례가 많았다.
반면 GD전은 최근 들어 전기, 전자, 레저, 스포츠, 취미용품, 사무기기, 생활용품, 정보통신기기 등 5개 품목으로 편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나머지 분야에 대한 활성화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해외에서 디자인한 국산 제품이나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외국 브랜드의 제품 등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또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생산방식,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기민하게 선정대상과 선정기준, 심사절차가 발빠르게 움직여야 보다 현실적인 제품선정이 가능하리라는 평가다.
이밖에도 GD선정 제품의 디자인 보호 등 산업재산권에 대한 보호책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비단 국내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해외 우수산업디자인전에도 참가, 우리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GD전은 상품의 기능성, 심미성, 경제성을 합리적으로 종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제품들을 모아 국내 산업디자인 발전의 주춧돌로 자리잡아 나가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