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로 예정된 특허청의 소프트웨어 심사기준 개정을 둘러싸고 특허청과 소프트웨어 관련단체 및 업계간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허청은 오는 8월 1일 컴퓨터 관련 발명심사기준을 개정키로 했다. 이번 개정은 심사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84년 제정된 이후 컴퓨터 관련 발명심사기준은 한차례 개정이 있었으나 기록매체의 특허청구범위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번 개정을 통해 이같은 모호성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를 기록한 플로피디스크, CD롬 등 컴퓨터로 읽을 수 있는 기록매체도 특허청구범위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존 방법발명으로 특허된 경우 권리행사시 빚어질 수 있는 모호성을 없앰으로써 특허권자의 권리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에 대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컴퓨터프로그램보호회 등과 일부 업체들이 몇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특허청의 심사기준 개정이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강조한다. 권리자에게 부여된 절대적 독점권은 우리나라와 같이 기술수준이 취약한 구조에서는 신기술 개발 및 정보매체의 보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개정을 통해 소프트웨어 권리 보호가 강화될 경우 특허사용료가 증가하고 국내 기술개발이 막히는 등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와 같은 업계 상황에서 보호범위 확대는 필연적으로 업계의 부실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특허청의 반박도 뒤따른다.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을 특허로 인정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작업이 아니며 소프트웨어 관련 발명의 출원과 등록은 이미 해마다 3천건 이상 있어 왔다고 밝힌다. 더욱이 지난 96년의 경우에도 이미 소프트웨어 기술도입액 3억7백만달러, 소프트웨어 특허도입액으로 7천9백만달러를 지불했다는 것이다. 특허청은 업계의 폐쇄성이 오히려 외국의 투자를 막고 이에 따라 우리 산업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 업계 및 단체가 주장하는 반대 이유는 선행기술정보와 심사관의 부족으로 정확한 심사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특허청은 선행기술정보 부족과 심사관 부족은 선진국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문제로 개선해야 할 문제지 개정을 포기할 만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향후 전산화와 박사 특채를 통한 심사관 증원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업계 및 단체는 의견수렴과정이 부족했고 투명한 심사기준을 제시해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자의 권익과 같은 원칙론적 측면을 강조하는 특허청과 이용자의 편의 및 업계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 모두 정부의 방침을 근거로 하고 있는 점은 같다. 특허청은 특허청대로 외국의 투자자들을 한명이라도 더 불러오기 위해서는 개발자의 권익이 더 강력하게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단체와 업체들은 심사기준을 개정할 경우 업계는 흔들리고 따라서 정부가 계속적으로 주장해온 정보시대에 역행하는 처사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이 접근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특허청이든 협회든 업계를 살리자는 데는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이라도 양측이 토론을 갖고 대안을 마련한다면 원칙도 살리고, 업계 현실도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