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독립제작사 육성방안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방송사와 독립제작사간 불평등 계약 관행이 조속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방송사와 독립제작사간에 체결하는 프로그램 공급계약서는 일방적으로 방송사에 유리하게 돼 있으며 공정한 표준 제작비 기준 없이 방송사가 자의적으로 작품료(제작비)를 결정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방송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독립제작사들의 지위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현행 불평등 계약관계를 개선하고 독립제작사들의 제작 원가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표준 제작비 기준을 마련, 조기에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현행 프로그램 계약서 상의 불평등 계약관계를 개선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방송사가 작품료를 결정할 경우 독립제작사들로부터 형식적으로 견적서를 제출받아 작품료를 결정하고 있으며, 제작의 난이도나 물가인상 등을 이유로 독립제작사들이 추가적으로 가격인상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계약서상에 명시하고 있다.
손해배상과 작품료 보상 기준도 독립제작사에 매우 불리하게 되어 있는 게 방송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다. 작품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민·형사상 책임은 전적으로 독립제작사가 부담하도록 계약서상에 명시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개편, 계약위반, 계약작품의 납품지연 등의 사유로 방송사에서 계약을 해지할 경우는 방송사가 제작사에 「통보」하는 것만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립제작사의 납품지연으로 방송사의 정상적인 검수가 불가능할 경우」 「방송사가 수정·보완 요구를 했음에도 제작사가 충분히 이행치 않았을 경우」 「납품 작품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질 경우」 등의 사태 발생시 해당 작품료의 30% 이내에서 작품료를 삭감토록 하거나 독립제작사 귀책사유로 방송운행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작품료의 2배를 배상토록 규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송가 귀책사유로 작품이 방송되지 못할 경우에는 방송사가 실제작비 내에서 독립제작사에 작품료를 보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립제작사들은 저작권도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독립제작사가 제작한 작품의 국내 및 국외 방송권(유선·무선·위성방송 등), 복제·배포권, 공연권, 전시권, 출판권, 2차적 저작물 등의 작성권, 전자적인 기록매체(CD롬·CDI 등)에 수록·판매할 권리, 현존하거나 장래 개발될 모든 형태 또는 매체로 이용할 권리 등 일체의 저작권을 방송사에 양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독립제작사들은 프로그램을 재활용하거나 타매체에 판매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밖에도 방송사들은 계약금액의 10% 이상에 대한 이행보증보험증권이나 현금을 내도록 요구하거나 담당 PD까지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다.
방송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평등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방송사와 독립제작사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표준 제작비 기준이나 표준 계약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