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조립식 SW를 만들자

김진유 화이트정보통신 사장

 정보산업이 시작된 지난 30년간 우리는 외국의 기초기술을 바탕으로 응용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땀을 소비했다. 그러다 보니 국산 SW개발 부진 현상을 초래하게 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국산 SW를 찾기란 손에 꼽을 정도다.

 따라서 언제까지나 외국 제품에 틀을 끼워맞추는 식이 아닌 우리 손으로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차별화된 SW개발이 시급한데 이에 가장 걸맞은 것이 SW의 컴포넌트화, 즉 컴포넌트화한 SW를 개발하는 일이다. 컴포넌트 SW개발은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절대 필요한 것이며 개발자에게는 비전 있는 시장임에 틀림없다.

 컴포넌트 SW란 한마디로 말하면 조립가능한 SW부품을 일컫는다. 그룹웨어를 예로 들면 워크플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데이터 관리, 전자우편 등 단위업무를 처리하는 SW를 부품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PC를 조립하는 것처럼 SW도 하나의 표준화된 단위로 만들어 사용자가 자신에 필요한 것만을 골라 서로 조립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려면 많은 부품, 즉 조립이 가능한 많은 표준화된 SW를 필요로 하게 된다.

 사실 컴포넌트는 전혀 새로운 산업이 아니다. 이미 SW를 제외한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수준도 매우 높은 상태에 이르고 있다. 비록 뒤늦은 감은 있지만 SW도 이들 산업과 마찬가지로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부품화가 돼야 한다. 표준화된 SW를 사용하게 되면 팀별 공동 프로젝트 개발에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SW 품질향상은 물론 짧은 시간 내에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10배 이상의 개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세계 SW 컴포넌트 시장규모는 99년 현재 82억 달러에서 2002년에는 약 64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어 연간 98%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국내 시장규모도 99년 현재 890억원에서 2002년에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규격화되고 상품성 있는 SW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에서부터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주도면밀한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연구개발에는 기술과 장비 등 투자의 위험요소가 크다. 수익성과 투자회수기간을 고려할 때 민간기업, 특히 벤처기업군이 감당하기에는 더욱 힘들다. 따라서 민간 참여기업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및 상품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주고 정부 차원의 구매방안 마련과 함께 관계법 정비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청사진이 주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컴포넌트 SW 연구개발은 분야별로 전문성을 살려 산·학·연이 긴밀한 체제로 상호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전략 차원에서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다행히도 정부통신부가 컴포넌트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향후 6년 동안 9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며 한국과학기술원·중앙대·숭실대 등 대학에서 컴포넌트 관련 SW 연구센터를 산·학 협동으로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우리는 Y2K와 같은 당면 문제 해결에만 관심을 쏟을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SW산업을 준비하는 정책에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세계가 하나의 정보 인프라로 연결될 때 우리는 그 그릇에 무엇을 담아놓고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