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시장 주도권 "판도 변화"

 「누가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시장을 주도할 것인가.」

 한국오라클이 포항제철 프로젝트를 거머쥐면서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의 관심은 새삼 ERP시장의 주도권 향방에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ERP시장을 이끌어온 업체는 SAP코리아. 그러나 SAP코리아는 올들어 한국통신·포항제철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한국오라클에 내줌으로써 시장점유율 1위 자리는 물론 시장주도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부동의 1위 업체로 여겨졌던 SAP코리아를 이 지경으로까지 내몬 것은 포항제철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아직 가격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나 100억원대인 한국통신건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오라클은 두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SAP코리아를 제치고 올해 시장 1위 업체의 자리에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는 도입규모가 비교적 큰 금융권 시장이 변수로 남아 있으나 지난 상반기 실적을 고려하면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가 하반기에도 금융권 시장을 고르게 나눠가질 가능성이 커 수위다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SAP코리아가 정작 우려하는 것은 시장주도권의 상실이다. SAP코리아는 그동안 주요 대기업 시장을 장악한 것을 바탕으로 자사의 의지대로 전체 시장을 이끌어왔으나 한국오라클이 급부상하면서 더 이상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반면 한국오라클은 잇따른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로 올 하반기에 집중될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영업에서 한결 유리해졌다. 특히 한국오라클은 SAP코리아에 비해 큰 약점으로 지적된 컨설팅업체의 지원 미비를 최근 강력한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극복하고 있다.

 또 한국오라클은 이번 포항제철 프로젝트에서 보여줬듯이 인터넷 환경과 확장ERP 등에 대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SAP코리아의 제품에 비해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 기능 구현의 한계를 만회했다.

 국내시장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SAP코리아가 갈수록 힘을 배가시키는 한국오라클에 맞서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소프트웨어업계의 궁금증이 더해 가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