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여기는 Y2K 종합상황실> 국내 사건 종합

 새 천년 자정을 긴장속에 맞이한 각 지역 Y2K관련 비상상황실에서는 1일 오전 3시께까지는 오히려 의아할 정도로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우려했던 대란은 없었지만 Y2K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Y2K 관련문제가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광주. 1일 오전 1시 20분 광주시 남구의 한 비디오대여점에서 대여관리 프로그램이 연도인식을 하지 못해 오계산을 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후 서울 한남동 소재 슈퍼마켓, 서초동 소재 비디오대여점, 대구시의 한 문구대리점 등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대여관리 프로그램이나 POS 시스템이 정상 작동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특히 연휴기간이 황금대목인 비디오대여점에서 집중적으로 사고가 발생해 Y2K는 비디오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

 비디오대여점은 물론 대부분의 사고발생 자영업자들의 경우 Y2K 문제해결이 안된 구형 PC나 도스 기반에서 운영하는 오래된 프로그램들로 인한 경우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이나 사고는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경미한 사고인데다 피해규모 자체가 그다지 치명적이지 않다는 점 때문에 비상상황실 근무요원들은 『이런 사고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였다.

 별다른 사고 없이 새 천년의 첫날을 마감할 것 같다는 기대가 무너진 것은 1일 오후 7시 33분. 대규모 아파트 단지내 난방시스템이 다운돼 온수가 공급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사고지역은 평촌 목련 3단지 우성아파트. 총 10개동에 902가구가 거주하는 대규모 단지였다.

 긴장속에 급파된 기술지원단 비상요원은 시스템 점검후 자동제어장치에서 발생한 Y2K문제라는 것을 최종 확인하고 수동으로 난방을 공급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화상의 위험 때문에 온수공급은 중단해야 했다.

 아파트 관리소측은 1월 1일 자정부터 갑자기 난방장치가 작동을 멈췄으며 자체 해결노력을 해봤지만 결국 Y2K119기술지원단에 도움을 청한 것. 우성아파트 사고는 국내에서 Y2K와 관련해 발생한 첫 대형사고였다.

 특히 우성아파트 사고는 Y2K 문제발생 경고에 안이하게 대처함으로써 발생했다. 정보기술(IT)분야보다 비IT분야인 자동화설비 분야의 Y2K문제가 더 심각하고 문제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곳곳에 숨어있을 수 있다는 교훈을 던져줬다.

 이밖에 2일 새벽에도 경기도 안산시내 병원 2곳에서 환자관리 프로그램과 골밀도측정기가 오작동하는 Y2K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Y2K의 특성상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드러내놓고 해결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고되지 않은 문제도 다수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새 천년 첫 연휴는 혹시나 했던 대란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연휴가 끝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을 무사히 넘겼을 때 비로소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