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에 듣는다>4회-오리온전기 김영남 사장

 오리온전기 김영남 사장(58)이 입을 열었다. 워크아웃관리체제에 들어간 이후 대외활동을 삼가고 침묵으로 일관했던 김 사장은 조심스럽게 심중에 있는 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어두운 터널의 끝자락이 보인다는 판단에서일까. 김 사장은 인터뷰 내내 미래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며 재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브라운관을 사양산업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김 사장은 한마디로 잘랐다. 『사람의 눈이 있는 한 디스플레이는 영원하며 아직도 브라운관은 값싸고 화질이 우수한 디스플레이』라며 앞으로도 브라운관사업은 고속성장을 누릴 것으로 점쳤다.

 오리온전기는 지난 19일 조직과 임원을 슬림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워크아웃관리체제에서 조기졸업하기 위해 과감한 업무통폐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지금은 혁신이 아닌 혁명이 필요한 때』라며 『능동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 위주로 조직을 운영, 오리온전기를 재도약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오리온전기에는 변화가 많았다.

 ▲무척 힘들었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해다.

 -앞으로 좋은 일만 있지 않겠는가.

 ▲지난해에 비해 25% 늘어난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해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록 워크아웃 상태지만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잘 될 경우 1조4000억원까지도 기대한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부가가치 낮은 컬러TV용 브라운관(CPT) 분야를 축소했는데 올해 그 결실을 거두지 않겠는가.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대우그룹의 주식은 어떻게 되나.

 ▲대우통신이 25% 정도 보유해 대주주다. 올해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대우통신의 지분을 인수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고 대우증권과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에 한국전기초자를 매각할 때 보니 회사 매각이 쉽지 않았다.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 초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외국업체의 관심은 어떠한가.

 ▲덩치가 크고 사양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외국업체들은 선뜻 제의해오지 않았지만 이제 달라졌다. 필립스·도시바나 대만업체들이 관심을 보인다. 시가총액이 상당히 떨어져 국내업체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사업을 추진하려면 외국업체와의 제휴가 필요할텐데.

 ▲우리는 PDP를 거의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술전문업체와 공동으로 연구개발중이며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개발이 상당히 진척됐다. 국내 경쟁사에 비해 우리는 선행투자한 상태여서 올해 본격 양산이 가능하다.

 -만년 3위 업체여서 설움도 많을텐데.

 ▲항상 세번째였으나 이제 달라질 것이다. 차세대 CPT와 유기EL, 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 등 신기술로 차별화하겠다. FED는 5.2인치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IMT2000이나 차량항법시스템(CNS : Car Navigation System)에 쓰이는 유기EL 분야는 고등기술연구원과 공동 개발중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형광체물질인데 이미 자체개발해 물질특허도 따놓은 상태다. 올해 말 5인치 풀컬러 시제품을 위해 개발중이다. 차세대 브라운관도 경쟁사들보다 앞서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놓았다.

 -부채비율을 많이 낮췄나.

 ▲지난해에 200% 비율을 맞추려고 노력했으나 잘 안됐다. 올해에는 영업외 비용이 많아 부채비율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으나 크게 개선될 것이다. 적자의 주요인인 STN급 액정표시장치(LCD)에 대한 투자액이 이미 지난해 결산에 반영됐다.

 -해외법인 경영상황은.

 ▲프랑스법인은 누적적자 많아 어렵다. 베트남법인은 지난해부터 흑자이나 누적적자를 획복하지 못했다. 멕시코법인은 올해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고 규모도 커 기대할 만해 상장을 검토중이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중국시장을 어떻게 보나.

 ▲유망시장임에 틀림없다. 현지업체와의 합작공장 설립도 추진중이다.

 -평면브라운관사업 계획은.

 ▲3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도 적극 개척하겠다.

 17·19인치 제품을 개발중이며 32인치 와이드 제품을 하반기중 개발완료할 예정이다. 디지털시대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워크아웃 탈출시점은.

 ▲일단 내년 말께로 잡고 있으나 좋은 투자자를 만나면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