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인터넷 장비업계가 한국통신의 무리한 장비공급가격 인하요구에 속을 끓이고 있다.
한국통신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수익성이 악화되고, 거부하자니 안정적인 장비공급선이 단절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성수신장비분야에서 무궁화위성을 보유한 한국통신을 외면하고서는 거의 내수영업이 불가능할 정도여서 관련 업계의 수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통신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의 브랜드를 「메가패스」로 통일하고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에서 위성인터넷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메가패스 위성인터넷」은 하향(다운로드) 데이터량과 속도에서 경쟁 서비스 업체와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전국 산간오지까지 포괄하는 서비스가 가능해 한국통신의 전략상품으로 등장하는 추세다.
한국통신은 앞으로 지방사업본부에 메가패스 위성인터넷 영업강화를 독려, 올해에만 3만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위성인터넷 장비업체도 공급량 증대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였지만 한국통신이 1일부터 장비가격을 30만원대로 끌어내릴 것을 종용,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한국통신은 메가패스 위성인터넷 개인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초기 가입비용을 위성수신안테나 7만∼8만원, 위성수신카드 26만원 및 30만∼33만원, 설치비 12만원으로 책정하고 장비업체에 이 가격에 맞춰 장비를 공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 안테나와 수신카드(설치비 제외)를 합쳐 50만원대인 기존 공급 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것이다.
현재 메가패스 위성인터넷의 장비협력사로는 대유통신·엠바이엔·자네트시스템·케드콤·텔리맨·팬타미디어 등 6개사가 선정돼 있다. 이들은 『위성안테나와 수신카드를 합쳐 최소 40만∼45만원 이상이어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며 한국통신의 가격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표면적으로 『메가패스 위성인터넷용 수신장비는 고객이 장비공급사를 통해 직접 구매하며 한국통신은 장비임대를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가입자 확산을 위해 저렴한 장비가격을 유지하되 그 부담을 장비업체에 떠안기려는 한국통신의 속마음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