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캐피털<11>
『오 여사님』하고 내가 말했다. 오 사장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더 부드러울 것 같아서 그렇게 호칭했다. 『벤처 사업으로 말하면 여기보다 미국이 일하기 더 좋을텐데, 어떻게 한국에서 사업을 하려고 하십니까?』
나의 말에 그녀가 빙끗 웃었다. 웃을 때마다 한쪽 볼에 볼우물이 파였다. 볼우물도 짝짝이가 있다는 것을 나는 그때 알았다.
『벤처 산업은 미국이 더 발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리고 눈에 안 보이게 인종 차별도 있어요. 무엇보다 벤처 캐피털의 이용이 용이한가인데 그것이 그렇게 쉽지 않아요. 미국의 벤처 캐피털 역사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조지 도리엇이 1946년 보스턴에 ARD라는 기관을 세우면서 발단이 되었죠. 그런 만큼 그 어느 나라보다 발전되어 있어요. 현재 정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되는 중소기업투자회사(SBIC)와 민간 벤처 캐피털회사 두 줄기로 나누어져 있어요.』
『규모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약 8백개의 벤처 캐피털 회사와 3천여명의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있어요. 투자회사 가운데 약 반이 넘는 5백개 회사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 중에 상위 1백개 업체가 자금조성과 투자실적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
『미국의 벤처캐피털에 대해 상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듣기로는 오 여사님의 유전공학 아이템 같은 아이디어를 높이 살 수 있는 곳이 미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 벤처 캐피털보다 더 모험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그 모험은 불확실한 것이 아니에요.』
『최고 경영층의 능력이나 자질을 보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지만, 아이템을 중요시하는 것은 우리보다 앞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보고 미국으로 가서 사업하라는 뜻인가요? 내 사업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습니까?』
여자가 정색을 하면서 물었다. 그녀의 질문은 공격적이었다. 나는 당황하면서 변명을 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벤처 사업을 하기에는 미국 시장이 앞서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내가 지원하는 문제는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사업 아이디어를 면밀하게 검토한 다음에 판단하겠습니다. 지금 오 여사님의 말씀만 듣고 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