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선 IBR사장 jsryu@ibrglobal.com
최근 들어 벤처업계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IDC업체의 가격할인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지고 있다. 힘들어 하는 벤처업계에 조금이라도 숨통을 터 주겠다는 의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덤핑을 해서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더욱 커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은 결국 시장상황만을 악화시킬 것이며 장차 다가오게 될 외국업체와의 경쟁에서도 결국 뒤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지금은 가격경쟁보다는 아직 완전하지 못한 IDC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시기다.
특히 IDC가 일반적인 서비스 사업인 동시에 인터넷비즈니스시대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국가기반시설이라는 사업의 특수성을 생각한다면 품질수준 확보를 위한 노력은 더욱 더 절실하다.
사실 IDC사업은 불과 일년 남짓한 기간동안 초고속성장을 해왔다. 그 사이 인터넷 관련 기업들은 너나 없이 IDC사업에 뛰어들면서 중복투자와 공급과잉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산업 자체의 성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아직도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한 만큼 현재의 IDC가 처한 어려움은 일시적인 것일 뿐 업계의 생존이 걸릴 정도의 위험은 아니다.
그러나 그간의 IDC업계의 성장이 시설, 규모 등 외형 위주로 이루어졌고 인력육성이나 기술력의 확보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IDC의 물리적, 시스템상 보안 상태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 IDC는 해외 해커들의 경유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또 IDC입주 업체들의 보안서비스 신청률이 10%가 채 안되고 미국의 모의해킹침투시험 결과 해킹 인지율이 4%에 불과하다는 정기국회감사자료는 우리나라 인터넷사업의 보안에 대한 취약성이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또한 IDC입주고객의 서비스만족도가 50%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어느 전문지의 조사결과는 IDC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보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서 IDC업계가 취해야 하는 조치는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할인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의 마련이고 이를 계기로 한 고객의 신뢰성 확보다.
우선 보안서비스를 강화하고 해킹 피해발생시의 복구에 관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보안서비스를 옵션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두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보안서비스가 기본사항이 되면서 발생하는 비용증가 부분에 대해서는 IDC가 국가 기반 시설인 이상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정부지원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
또한 외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서비스품질보증제(SLA)의 도입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고객에게 일정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증해 줄 뿐만 아니라 IDC의 입장에서도 보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요구하는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인력의 육성도 시급한 문제다.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은 현재 턱없이 부족하지만 뚜렷한 인력 수급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네트워크의 안정성 확보와 양질의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업체마다 충분한 기술인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각 업체마다 인력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네트워크 관리인력은 한 두 해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이들의 육성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또 인력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인증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IDC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고객은 품질을 IDC선택의 가장 중요한 척도로 생각하지만 객관화된 평가자료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나 인지도를 바탕으로 IDC를 선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적당한 평가시스템이 개발된다면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IDC업체간 경쟁도 가격에서 품질위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