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캐피털<13>
여자는 다음에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수첩을 꺼내 식사 스케줄을 살펴보았다.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캔디 오가 말했다.
『식사 스케줄도 수첩을 봐야 알 수 있을 만큼 바쁜가 보군요? 재벌 총수나 대기업의 오너를 보면 그렇더군요. 벤처기업을 하시는 최 사장님조차 재벌 총수와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이네요.』
그녀의 말은 칭찬인지 비꼬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일주일 후 저녁이 비어 있습니다. 저녁 식사를 같이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러죠.』
『그 전에 직원을 우리 회사로 보내 주십시오. 유전공학에 대한 기술 논문이나 사업 프로젝트를 봐야 하니까, 구비할 준비물을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보내도록 하겠어요. 바쁘신데 시간을 내주어서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이 것도 모두 사업의 일환이 아니겠습니까. 내가 여기 나온 것은 오 여사님을 위한 것이 아니고, 내 사업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기업정신이 투명하네요.』
여자는 다시 나를 칭찬했다. 듣기 싫은 말은 아니지만, 왠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텔 현관에 나가서 여자는 다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녀의 손은 계속 따뜻했다. 한쪽에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가 왔다. 그녀는 차에 올랐다. 그녀가 타는 차는 미제 크라이슬러 중형이었다. 차에 오른 다음에 그녀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 역시 우두커니 서 있을 수 없어 한 손을 흔들어주었다. 마치 멀리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는 기분으로.
일주일 후에 여자와 만났다. 나는 캔디 오라는 여자가 사업가라기보다 한 사람의 여자로 느껴질 뿐이었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 창투사의 본부장 권영호를 불러 한라 DNA닷컴에 대해 물어보았다.
『나는 지금 그 회사의 사장과 저녁 식사를 하러 갈 것인데, 그 회사에 대해서 알아본 것이 있소?』
『우리에게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유전공학을 한다는 곳 말입니까?』
『그렇소.』
권영호가 웃으면서 대답을 못했다.
『왜 그래? 뭐 웃기는 일이라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