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네티즌들의 온라인 사용실태를 조사한 바 있는 프랑스 「넷밸류」가 지난 9월 한달 동안 집계, 이달 6일 비즈니스타임스지를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인터넷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한달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15시간으로 홍콩(12시간), 싱가포르(9시간), 중국(6시간) 등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인터넷 확산과 사용추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에 와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국내 인터넷 사용인구 1000만명을 오래전에 돌파한 것으로도 잘 입증되고 남음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처럼 인터넷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에 반해, 인터넷 회원 가입자 중 남의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고 또 가짜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어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조사결과 자료에 의하면 지난 8월말 현재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에 가입된 1330여만명의 주민등록 실명여부를 조사한 결과 40% 정도가 얼굴없는 네티즌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얼굴없는 네티즌에 의해 주민등록번호나 이름이 도용됨으로써 유무형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의 무조건적인 주민등록번호 제출요구가 네티즌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고, 꺼림칙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또 개중에는 거짓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어주는 주민등록번호 생성 소프트웨어가 인터넷이나 PC통신 등에서 난무하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주민등록번호는 신용카드나 각종 금융거래에서 필수사항인 만큼 함부로 남발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이버간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이 도용돼 떠돌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분나쁘고 위험천만한 일인가.
아울러 인터넷기업들의 무분별한 주민등록번호 요구는 자제되어야 한다고 보며, 꼭 필요한 경우는 주민등록번호 중 일부만 사용되도록 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또한 당국은 인터넷상에서 허위 또는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피해를 입히고 질서를 문란시키는 얼굴없는 네티즌들을 발본색원해 엄벌에 처해야 마땅할 줄로 안다.
박동현 서울 관악구 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