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48) 벤처기업

벤처 캐피털<19>

나는 그녀의 말장난에 말려드는 기분이 들었지만, 같이 술을 마시기로 하였다. 여자는 나를 데리고 그녀가 알고 있는 룸살롱으로 갔다. 건물 지하실에 있는 조그만 홀이었는데, 서너 개의 룸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 곳은 평범한 술집이 아닌 특수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술집에서는 주로 예약 손님을 받고 있는 데다가 시중을 드는 사람이 남자들이었다. 그것도 단순한 남자가 아니라, 여장을 한 남자였다. 처음에 그들을 보았을 때 모두 여자로만 알았다. 너무나 아름답고 여성스러워 보여서 그렇게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남자가 화장을 하고 가꾸면 여자보다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캔디 오가 설명을 했다.

『여긴 게이 바예요. 여기 주인도 게이지만, 그 사람은 아까 들어올 때 우리에게 인사를 하던 남자예요. 그는 남자로 행동하지만, 같은 남자 아내가 있죠. 부부가 같이 이 사업을 해요. 같은 동료라고 할까, 게이들을 모아서 운영하는 것인데, 시중드는 열한명이 모두 남자예요. 더러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람도 있지만, 아직은 돈이 없어 그런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죠.』

나는 할 말이 없어 잠자코 있었다. 약간 어이가 없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그녀가 하려고 하는 벤처기업이 이와 같은 성전환에 관련된 DNA 관련 사업이라는 것을 떠올리자 이해가 되었다. 내가 묻지 않아도 그녀는 설명을 하였다.

『미국에는 게이 바가 많아요. 서울에도 여러 군데 있는 것으로 알지만, 이곳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는 가게죠. 여기 주인이 그의 아내가 성전환 수술을 받으려고 미국에 왔을 때 알았어요. 보통 성전환은 수술로 하지만, DNA연구가 완성되면 간단한 수술로 완전한 성교체가 가능하죠. 다만 자궁을 생성시킨다든지, 난자를 만들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단계까지는 어렵지만. 그렇지만 그 단계까지 간다면 그것은 인간을 제조하는 복제인간의 시대가 올 것이에요. 과학의 진보는 궁극에 가서는 그렇게 되겠죠. 다음 세기나 그 다음 세기쯤에는 가능할 거예요. 그럴 때는 인간 복제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기업이 나타나기 시작할 거예요.』

여자는 더욱 황당해지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황당한 존재였지만, 그녀를 소개해 준 고향 선배 김 장관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녀를 미친 여자로 취급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녀를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다만 내 의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