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털제도 문제점 및 대안
국내 벤처캐피털제도의 근간은 지난 86년 제정된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에 의거해 정부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회사의 등록을 허용하고 등록된 벤처캐피털에 대해서는 세제지원, 투자조합 결성 참여 등 자금지원을 한다.
이와 함께 창투사나 투자조합에 투자의무를 부과하고 법규를 위반해 운영하는 벤처캐피털은 등록을 취소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이런 제도는 일견 업계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국내 벤처캐피털산업이 초기단계에 있다는 점,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신뢰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감독기능은 강화돼야 한다.
벤처캐피털 자금이 대부분 재벌기업·중견기업과 개인투자가에 의해 창투사의 형태로 조성돼 있고 연금이나 재단 등의 벤처캐피털 투자조합 참여가 부진한 국내의 현실에서는 투자조합 결성에 정부기관의 참여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며 또 그에 상응하는 감독기능도 수행돼야 한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시장여건이 성숙됐을 때 선진국의 경우처럼 벤처캐피털회사가 소규모의 자본금으로 성립되고 투자조합의 형태로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벤처캐피털제도는 몇가지 개선할 점이 있다. 첫째,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 육성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는 인식공유의 문제다. 산업구조가 자본집약형·중후장대형 산업에서 기술·지식 집약형 산업으로 급속하게 이전, 이 산업을 주도하는 벤처기업은 그 사업의 성격상 은행 등 기존의 금융기관에서 융자형태의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
결국 벤처기업은 초기 소요자금의 대부분을 벤처캐피털에서 조달하게 되며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 활성화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아직 벤처캐피털이 일부 부유층의 재테크 수단이나 기존 기업의 사업다각화 수단 정도로 평가돼 타 금융기관과 차별적 규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제도 이전에 정부부처, 특히 재경부에서 벤처캐피털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연기금이 벤처투자조합에 투자 장애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관투자가의 벤처투자 기피와 일반인들의 벤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이 개인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벤처캐피털 149개사 중 44%인 65개사가 개인투자가 그룹에 의해 설립됐다. 반면 미국의 경우 80% 이상의 벤처캐피털이 연금과 재단에 의해 공급되고 개인투자가의 비중은 10% 내
외에 불과하다.
이런 높은 개인투자가 비중 때문에 벤처캐피털을 운영하는 CEO들도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모델을 완성시켜 나가는 장기투자보다는 M&A 등을 통해 짧은 시간내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착각, 단기투자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벤처기업의 경영을 안정시키는 측면 외에도 연기금의 투자는 벤처기업 성공의 일부를 간접적으로 전국민에게 배분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셋째, 금융기관의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출자제한도 완화돼야 한다. 은행법 37조에 의하면 투자조합은 회사로 간주돼 15% 이내로 투자를 제한하도록 돼 있다. 넷째, 벤처캐피털 투자회수를 제한한다는 차별적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현행 코스닥위원회 관련 규정에 의하면 벤처캐피털 투자지분이 10% 이내이면 3개월, 10% 이상이면 6개월, 벤처캐피털이 최대주주면 1년 이상 투자지분 매각을 금지하고 있다. 등록 직전에 투자한 타 금융기관 및 공모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들은 등록후 즉시 매각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평성에 위배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실익도 없다.
마지막으로 코스닥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코스닥시장과의 합리적인 업무분장을 통해 코스닥시장 운영의 개선을 기해야 한다. 증권사에 대한 감독규정과 규칙을 제정하고 증권사에 대한 매매심리를 주업무로 하는 코스닥위원회가 감독대상의 이익단체인 증권업협회에 소속돼 있는 것은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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