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신강국 코리아

4년에 한 번 꼴로(앞으로는 2년마다) 개최되는 「정보통신 아시안게임」 텔레콤아시아 전시장이 4일부터 일반에 공개되자 이곳에 온 중국,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국 VIP들이 국내업체 부스를 꼬박꼬박 방문하고 있다. 심지어 16명으로 알려진 북한 참관단까지 한국업체들의 제품과 정보통신기술을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업체들은 해마다 컴덱스를 비롯, 세계적 정보기술(IT) 전시회에 대거 참가하지만 이번 텔레콤아시아처럼 각국 정부 고위관료나 세계적기업 CEO들의 관심을 모은 적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IT 전분야에 걸쳐 한국의 경쟁력이 정보통신 그것도 무선과 인터넷이라는 밀레니엄 패러다임에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초고속인터넷이 폭발하는 곳」이라는 텔스트라의 분석보고서가 아니더라도 통신에 관한 한 한국은 이미 아시아 최정상 수준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50개국이 넘는 곳에서 모여든 각국 기자들은 기사송고라는 엉뚱한 싸움에 피곤해 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규모 박람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인터넷 인프라가 너무 취약한 것이 원인이다. 전시장 전체를 E1급 회선 하나에 의존하다 보니 전시용 이외의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한 채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세계적 금융도시인 홍콩이지만 통신 인프라는 아직도 아시아 중위권 수준이다. 상당히 의외이긴 하지만 지은 지 오래된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축여건이 한국과 같은 초고속 인터넷 백본망 구축을 불가능하도록 가로막고 있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인지 둥젠화 행정정관조차 이번 전시회 기조연설에서 10억달러가 넘는 거액을 정보통신 인프라에 쏟아 부어 홍콩을 e비즈니스의 주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 각국은 IMF 졸업을 서둘러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나머지 최근 경제위기 재발론까지 등장한 한국을 깔보려는 경향이 다분하지만 적어도 정보통신 분야에서 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탄탄한 인프라를 갖고 있고 전국민이 이를 활용할 줄 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기자는 제프리 존스 주한외국기업상공회의 소장이 『인터넷 시대에 한국이 최일류국가로 발돋움할 것이고 그래서 앞으로 20∼30년내에 인터넷 정보기술로 미국을 침공할 유일한 나라』라고 지적한 말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그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한국인 인기 영합용 발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홍콩 = 정보통신부·이택기자>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