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마켓 내년엔 본궤도

내년부터 반도체 기업간상거래(B2B EC) e마켓플레이스가 본격적인 개화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이버디스티·에스엔에스정보기술·파워컴 등 지난해부터 잇따라 생겨난 반도체 분야 e마켓플레이스들의 온라인 거래가 하반기 들어 호조를 띠며 사업자들은 내년부터 실 거래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홍콩·싱가포르·미국 등 해외지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해외 거래도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사이버디스티(대표 홍미희 http://www.cyberdisty.co.kr)는 지금까지 약 40억원의 거래 실적을 올렸다. 올 7월 사이트를 개편한 에스엔에스정보기술(대표 백대운 http://www.icmarket.co.kr)은 하반기 들어 월 거래 규모가 평균 6억원을 넘어서며 올 한해 매출만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파워컴(대표 김종우)이 운영하는 아이씨뱅크(http://www.iseebank.com)도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 7월부터 지금까지 월 5억원 규모 이상이 거래되고 있어 당초 세운 3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반도체 B2B의 활성화에는 직접거래에서 간접거래로 바뀌는 「반도체 유통구조」의 변화가 근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유통 구조는 80% 이상을 차지하던 직접 거래 방식이 60%로 줄어드는 대신 디스트리뷰터에 의한 중간 무역 유통 거래가 15%에서 25%로, 소규모 판매상이 낀 트레이딩 방식의 거래가 5%에서 15%로 증가했다.

파워컴의 이성민 과장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몇년 사이에 반도체 칩을 응용해 솔루션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칩 수요가 「다품종 소량 소비」로 바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벤처기업이 등장하면서 칩 수요가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음에 따라 소규모 판매상에 의한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온라인 거래 활성화로 연결되는 것은 대기업처럼 칩 제조업체나 직영 대리점과 직접 거래가 쉽지 않은 벤처기업들이 공급 정보를 찾는 데 온라인을 적극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B2B 사이트를 통해 제품 정보를 얻고, 견적을 요청해 손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제품에 대한 신뢰도나 거래 규모면에서 e마켓플레이스가 「소싱」을 담당하는 공급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e마켓플레이스에 대한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e마켓플레이스는 홍콩·싱가포르·미국 등 해외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며 제품 공급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에스엔에스정보기술의 백대운 사장은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지사를 포함, 3000만달러 규모의 거래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부분 e마켓플레이스들이 해외 거래에 대비, 지사 설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