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47)

노동자와 실업자가 많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사회로부터 이탈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뜻인데 이런 곳에서는 후보자의 연설이나 경력이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경력이나 연설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A지역의 후보자 경력을 파악해 실제 그가 포스터에서 뺐던 젊은 시절의 하찮은 경력을 첨부하라고 했다.

 그는 변호사가 되기 전 청년 시절에 건축 노동자로 일했고, 미화원으로 나간 일도 있었다. 그 후에 고등고시에 합격해서 검사가 되었는데, 정치 파동 때 상부에 대한 항명 사건이 발생해서 물러났다. 그리고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양로원이나 불우이웃 돕기에 앞장서고 그들을 위해 무료 변론을 해주었다. 포스터에 붙은 그의 경력은 고등고시 합격부터 나와 있다. 검사로 있었던 일과 변호사로 활동했던 일이 나와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포스터를 바꾸라고 했다.

 건축 노동자와 미화원 생활을 한 것을 경력에 넣으라는 나의 말을 듣고 처음에는 따르지 않고 난감해 하였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반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A지역을 분석한 자료를 알려주고 그것은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없는 일을 만들어낼 수는 없어도 그러한 일을 한 것이 명백할텐데 왜 빼느냐고 하였다. 후보연설도 거기에 맞춰 하라고 했다.

 그렇게 할 경우 인텔리층에게는 외면을 당하겠지만, 선거에 불참하는 층의 80%가 거의 인텔리층이다. 무지한 자들보다 지식인들이 선거에 대한 호응이 더 없는 통계가 나와 있다. 없는 자, 가난한 자, 노인들이 오히려 좀 더 잘 될 수 있을까, 또는 제도권에 대해 거역하지 못하는 본능적인 순종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확률이 높다.

 A지역 후보자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으나 그는 받아들여 포스터를 고쳤고, 선거유세도 그에 맞췄다.

 A 후보가 연단에 서서,

 “저는 청년 시절에 노가다였습니다”라고 소리치고,

 “저는 한때 거리를 청소하는 미화원이었습니다”하고 소리치자 청중들이 박수를 보내면서 호응하더라는 말을 전해들었다.

 아마도 잘은 모르지만, 자기 아버지나 아들이 후보자로 나가지 않은 이상, 건설 노동자나 미화원들은 그를 무조건 찍었을 것이다. 몸소 체험했다니까 그들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