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상사들이 ‘WTO 가입 이후 중국 시장’에 대비한 전략 수립을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삼성물산 등 주요 종합상사들은 다음달 9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에서 중국의 WTO 가입이 확실시됨에 따라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상사들의 중국 공략 전략은 우선 판매법인 설립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번 WTO 가입으로 자국 내에서 외국 기업의 단독판매법인 설립을 금지하는 중국 정부의 방침이 완화될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할 때가 됐다는 계산이다.
특히 상사들의 이 같은 계획은 올해 들어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내 벤처기업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거나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략품목을 수출하겠다는 상사들의 전략을 실현시키는 중요한 무기라는 점에서 이른 시일 내 구체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278억달러의 수출 실적 중 10% 정도를 중국에서 올린 현대종합상사(대표 정재관 http://www.hyundaicorp.com)는 연말께 ‘대중국 전략’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판매법인 설립은 물론 내년도 중국 시장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현대상사는 정재관 사장이 ‘중국통’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 사장은 20여년의 해외근무 중 13년을 중국과 홍콩에서 보내 인맥 등 중국 현지 사정이 밝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삼성물산(대표 배종렬 http://www.samsungcorp.com)은 중국 판매법인 설립을 확정하고 세부지침을 마련 중이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중국에서 올린 실적은 화학·철강·섬유제품 중심의 17억달러 규모로 전체 258억달러 중 6.6%다.
SK글로벌(대표 김승정 부회장 http://www.skglobal.com)은 국내 4대 상사 중 수출 비중이 가장 낮지만 (주)대우와 함께 중국 내 판매합작법인 중기선경유한공사(CN-SK)를 가동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다른 상사보다 느긋하다. 특히 SK글로벌은 오는 11월 초 정식 개원하는 중국 벤처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센터에는 9개 벤처업체가 입주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은 LG상사(대표 이수호 http://www.lgicorp.com)도 이미 중국이 수출지역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룹 차원에서도 중국 시장 진출이 강화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전략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상사의 중국 실적 증가율은 전년 대비 49.6%로 다른 나라와 비교해 최고를 기록했고, 올 1∼9월의 증가치도 다른 지역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비해 5.7% 증가를 나타냈다.
현대상사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지만 반도체 품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품목이 다양한 중국의 성장성이 예견된다”며 “중국의 WTO 가입 이후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