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반도체산업의 미래는 ‘극소형, 고성능’ 칩이 지배할 것이란 판단 아래 최근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이 이를 위한 연구개발 전략을 내놓고 있다.
관련업계는 최근 반도체산업발전 15개년계획을 발표하고 신규 수요창출에 나서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대만 등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와 관련기관들이 새너제이 반도체산업협회(semichips.org)의 주도 아래 구성한 반도체 컨소시엄은 지난달 29일 ‘국제 반도체기술의 방향’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내놓았다.
향후 반도체 연구개발의 방향을 제시한 400쪽 분량의 이 방대한 보고서는 주요 반도체업체는 물론 반도체 장비업체, 반도체 소재업체, 대학, 연구기관 등 관련기관의 참여 아래 작성됐다.
반도체 컨소시엄은 2년전에도 오는 2014년까지 회로선폭 35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컨소시엄은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회로의 선폭을 줄이는 일이 최대 관건이라며 오는 2013년까지 회로선폭 35나노미터의 극소형 칩을 탄생시키는 데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칩의 회로선폭은 대부분 180나노미터에 머물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intel.com) 등 선두업체를 중심으로 130나노미터 칩의 양산이 추진되고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com)의 로버트 도어링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비전에 대해 “향후 연구개발 목표에 대해 전세계 관련업계가 유일하게 뜻을 모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업계가 반도체 회로선폭을 줄이는 데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인텔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반도체 칩기술의 발전속도에 관해 예측한 ‘무어의 법칙’ 때문이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으로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이 법칙 아래 그동안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반도체 성능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이 법칙이 수년내에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가 회로선폭 기술개선에 혈안이 된 것도 반도체 성능을 하루빨리 개선해 무어의 법칙을 연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텍사스인스트루먼츠의 도어링 연구원은 극소형 반도체기술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으면 오는 2005∼2008년께 반도체업계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처리속도는 점차 개선되겠지만 문제는 개선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못할 것이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컨소시엄을 매개로 한 반도체업계의 협력은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버드대학(harvard.edu)의 앤드루 게이빌 법대 교수는 “협력이라기보다는 결탁에 가깝다”고 꼬집고 있다.
볼티모어대학(ubalt.edu)의 봅 랜드 교수도 “일부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통해 모여 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다는 발상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의 보어링 연구원은 이에 대해 “컨소시엄은 가격문제나 시장 나눠먹기 등을 논의한 적이 없으며 기술적인 문제만 취급하고 있으므로 그같은 지적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