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무열 씨디네트웍스 사장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갖추어져 있으며 국민의 인터넷 활용도도 최고 수준이다. 콘텐츠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우리의 위상에 걸맞은 인터넷 콘텐츠 대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나가야 할 때다.
그러나 콘텐츠 유료화가 진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콘텐츠 업체들이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료화를 시도했지만 별 수익을 못올리고 있는 업체들이 태반이다. 많은 네티즌이 인터넷 콘텐츠에 돈을 내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네티즌이 이처럼 인터넷 콘텐츠에 인색한 이유는 뭘까. 많은 이들은 그 이유를 인터넷 콘텐츠의 품질에서 찾는다. 품질이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실 인터넷 콘텐츠 중 동영상을 예로 들어보면 많은 부분이 이미 TV나 영화 등을 통해 방영된 것이다. 데이터를 인터넷 서비에 적합하도록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저하는 사실 미미하다. 화면이 작아지는 데 따른 용량의 감소일 뿐 품질저하라고 보기 어렵다. 사실 따지고 보면 TV로 보는 것보다 PC로 보는 것이 해상도는 훨씬 뛰어나다.
그러나 이 콘텐츠를 원거리에 있는 사용자에게 전송하면서 품질은 급격히 떨어진다. 인터넷 영화관을 예로 들어보면 바로 와닿는다. 서비스하는 측에서 보면 화질은 거의 영화관 수준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콘텐츠가 사용자에게 전달되다 보면 수시로 뚝뚝 끊어지면서 도저히 돈을 주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차라리 돈을 더 내고라도 비디오숍에서 테이프를 빌려보는 게 나을 정도다.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의 걸림돌은 그 자체의 품질 탓이 아니라 전송되는 과정의 불안정성 탓이 크다. 일반인은 대부분의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광대역의 전용망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테고 사용자도 전국적으로 보급된 ADSL 및 케이블 초고속망을 통해 인터넷 속도문제가 해결됐는데 왜 아직도 이 모양이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인터넷망은 촘촘한 그물망과 같아서 콘텐츠 사업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수많은 접속지점과 다양한 대역폭의 망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수준급의 대역폭을 갖춘 마당에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 하나.
이같은 문제점은 새로운 망투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CDN서비스란 전국의 주요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별도로 서버를 구축해놓고 콘텐츠 제공업체의 데이터를 미리 여기에 저장한 후 사용자에게 대신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적어도 콘텐츠가 ISP사업자에게 오면서 데이터가 유실되는 부분은 대폭 줄어든다. ISP에서 사용자에게 데이터가 직접 전달되므로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미 CDN서비스는 게임과 영화 및 영상교육 등 각종 동영상 서비스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모든 데이터가 작은 화면이 아니라 PC모니터의 전체화면으로 제공되면서도 TV보다 더 깨끗한 화질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코덱(Codec) 기술 및 스트리밍 기술과 접목돼 화질이 DVD수준에까지 근접했다. 최근에는 보안과 빌링서비스까지 접목해 콘텐츠 사업자들의 다른 어려움까지 해결해주고 있다.
결국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고 나아가 유료화에도 성공하려면 이제 CDN서비스와 같이 기존의 인터넷망을 보완할 수 있는 틈새형 네트워크상품이 다양하게 쏟아져나와야 한다고 본다. 이런 서비스들은 콘텐츠사업자들이 네트워크 투자에 리소스를 과도하게 투자하지 않고 콘텐츠의 내용을 창조적이고 알차게 가꾸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도 콘텐츠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