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나가자, 세계로!

◆이영남 여성벤처협회장 yn@ezdgt.com

   

 모처럼 겨울다운 날씨 때문인지 뜨거웠던 지난 여름이 그리워진다. 그때를 생각하면 붉은 물결과 이글거리는 열정이 되살아나 가슴 한켠이 뜨거워진다. 그 열정의 여름 이후, 해외에 다녀온 많은 기업인은 한결같이 우리나라의 위상이 예전과 달리 크게 높아진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얼마 전부터는 최근 동남아지역, 특히 일본·싱가포르·중국·인도로부터 한국 IT산업의 압축성장과 여성기업 현황에 관한 강연 요청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기업인들이 일개 기업가로서가 아니라 한국이 가진 잠재력, 장점과 문화까지 소개하는 명실상부한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맡아야 할 상황이 된 듯하다. 이것은 한국기업과 제품을 세일즈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 중소벤처기업가들도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어떤 산업이 유망한가를 판단할 때면 으례 시장규모나 성장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간단한 예로 중국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작은 시장에서 아웅다웅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당위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미국이나 일본의 유명 브랜드도 수많은 시행작오 끝에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즉 오랜 역사의 고초를 겪으며 이룬 성공이지 결코 단시간에 이룬 대박 신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날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벤처기업도 이런 진행과정을 똑같이 겪게 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회사 베리타스는 대기업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용역사업과 해외 동반진출 전략을 구사해 오늘날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소니도 당시 싸구려로 여겨지던 ‘메이드 인 재팬’을 세계적 브랜드로 끌어올려 패전 후 침체돼 있던 일본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킨 일본 현대사의 일등공신이다. 소니의 성공 배경에는 직면한 각종 문제를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임직원의 노력과 함께 글로벌화에 대비해 ‘도쿄추신교고’라는 이름에서 소니로 회사명을 바꾼 경영진의 탁월한 감각이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가들도 뭔가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벤처기업인들은 무엇보다 현지의 문화와 습관을 이해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정확히 말하면 이해를 넘어선 동화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성공했으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은 접어야 한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경영진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현지 시장에 나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절대로 외부에 위임할 사항이 아니다. 여기에는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말도 포함돼 있다. 국내 사업이 안정돼 있지 못하면 해외 진출은커녕 본사업마저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사업초기부터 수출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창업초기의 벤처기업으로서는 감히 쉽게 준비할 수 없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언어·마케팅·현지 판매망 확보는 물론 회사소개서와 상품소개서를 준비하는 일도 그리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웃소싱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도 있고 정부의 해외 공관을 활용할 수도 있다.

 ‘외국인’을 만날 때마다 조그만 전율이 느껴진다. 또 한국 여성의 감각과 잠재력은 최고 수준이다. 물론 여성의 사회진출 역사가 짧기 때문에 여성의 힘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환경과 정황이 여성의 사회 진출과 세계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여성벤처협회도 이런 사회적 흐름에 따라 후배 여성기업가 양성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정부와 민간의 준비된 자원을 잘 활용만 해도 국내외 곳곳에서 우리 여성기업인들의 원기왕성한 활약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올 한해 세계 무대를 누비는 우리 벤처기업과 여성들의 역동적인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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