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서]전략산업-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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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플레이는 영원하다.’

 인류가 가장 처음 접했던 대중화된 디스플레이는 거울이다.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 등장하자 우리의 선조들은 ‘영혼을 빼앗는 요상한 물건’이라며 악마의 제품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매력에 곧 이를 받아들였다. 그 뒤 영사기를 거쳐 TV가 등장하자 디스플레이는 이제 인류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게 된다. 최근에는 평판 디스플레이인 TFT-LCD(초박막액정디스플레이)와 PDP(플라즈마표시장치) 가 빠른 속도로 파급되면서 디스플레이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는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마약과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다”며 “더 얇고 더욱 크고, 그리고 더욱 컬러풀한 디스플레이를 찾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평판 디스플레이=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530억달러에 이른다. 한때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이었던 D램 시장 규모의 3.5배에 해당한다. 3년 뒤인 오는 2006년에는 LCD, PDP 등의 시장 확대로 디스플레이 부품 시장 규모는 87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의 세대 교체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LCD시장이 180억달러에 그쳐 220억달러를 기록한 CRT(브라운관)에 뒤졌지만 지난해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2006년에는 CRT 시장 규모의 2.5배에 해당하는 500억달러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선두주자로 부상하는 PDP는 오는 2006년 10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로 부상한 국내 기업들=가장 오래된 디스플레이 기술인 CRT분야에서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와 삼성SDI 등 국내 업체의 점유율이 55%에 이르고 있다. 노트북에서 주로 사용되다 PC용 모니터, TV로 영역을 활발히 확대하고 있는 TFT LCD분야에서는 LG필립스LCD·삼성전자·비오이하이디스 등 국내업체들의 비중이 40%에 육박, 수년째 대만·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있다.

 휴대폰용 LCD분야에서는 삼성SDI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대형 TV용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받는 PDP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일본업체 비중이 70%에 육박하지만 오는 2005년에는 한국이 일본을 역전할 태세다. 한분야도 아니고 모든 분야에서 1위 달성이 목전에 있는 셈이다.

 ◇막대한 전후방 효과=디스플레이 산업은 막대한 전후방 효과를 내고 있다.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소자 기술을 바탕으로 모니터와 TV부문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휴대폰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선두권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

 CRT유리 부문에서는 삼성코닝이, LCD용 유리에서는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등 기반인프라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불모지였던 장비분야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TFT-LCD업계 수출은 지난 2001년(45억달러)보다 40% 이상 증가한 62억달러를 달성, 지난해 D램수출(59억7000만달러)을 앞질렀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88억달러의 수출실적이 예상되며 CRT·PDP를 포함할 경우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순간의 방심도 금물”=디스플레이 산업은 한국이 부동의 1위 입지를 굳히고 있는 D램과 흡사하다. 막대한 투자자금소요, 적절한 투자 집행, 뛰어난 공정기술 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 수 도 있다.

 그러나 눈을 돌려 경쟁국가를 볼 경우 방심은 금물이다. 일본의 경우 국가가 정부 자금을 기업들에게 지원하면서 PDP 1위의 위상을 지켜낸다는 계획이며 대만은 장비 관세 등에서 디스플레이 업계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도 속속 TFT LCD모듈 공장과 팹이 들어서는 등 본격적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을 강화할 태세다. 또 아직 요소 기술분야에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으며 장비 분야의 적자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빚좋은 개살구가 될수 도 있는 입장이다. 아직 정부와 국내 기업들은 샴페인을 들때가 아니다. 후발 기업들에게 당당하게 특허료를 요구하고 장비 부분에서도 자립도가 높아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명실상부한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력 육성 및 기술 개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앞으로의 5년이 지난 5년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유형준 hjyoo@etnews.co.kr>

[기고]오명환 교수 단국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21세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갈 견인차와 같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중 하나로 ‘디스플레이’가 지정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나라의 ‘정보디스플레이’ 산업은 1960년대에 흑백TV 브라운관이 최초로 국산화 개발된 이후, 천연색TV 브라운관 시대를 거쳐서, 지난 95년부터는 TFT-LCD(초박막액정디스플레이)기술과 PDP(플라즈마표시장치)기술 등 ‘평판디스플레이’ 제품들이 개발되면서 지난해에는 연간 100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및 컴퓨터, 휴대용전화기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전자제품가운데 수출효자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첨단기술 산업이다.

  초기에는 그 원천기술을 대부분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으로부터 도입했다. 그러나 지난 95년부터 정부와 산업계가 G7선도기술개발사업으로서 2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 국내 기반기술과 초대형 LCD 및 PDP 제품들을 개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현재는 중대형 LCD 모니터와 PDP-TV 분야에서는 세계1위의 제조기술을 보유한 디스플레이 강국으로서 부상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디지털TV와 휴대폰 등 전방산업에도 필수적이지만, 신소재와 정밀가공기술 등 후방산업에도 파급효과가 큰 산업기술이다.

 세계시장규모도 현재 600억 달러에 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는 2008년경에는 900억 달러, 2010께는 10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글자그대로 세계 각국이 치열한 기술개발전쟁을 하고 있는 차세대 유망산업이다.

 우리나라가 세계1위를 지키고 있는 중대형(10인치급 이상)급 TFT-LCD와 대형 PDP(40인치급 이상)의 경우, 제품생산기술은 세계정상급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핵심 원자재와 주요 제조장비들은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일본을 위시한 선진국에 비하여 기술수준이 미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와 같은 현실을 감안하여 앞으로 이 분야의 원자재기술과 관련 생산장비기술의 발전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차세대 디스플레이기술로 유망한 유기발광소자(OLED)에 관한 기술개발이 현재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과 ‘중기거점 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하는 등 미래에 대한 대비도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산업을 세계1위의 연간 수출규모 300억불 이상에 달하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도 유기적인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체제와 전문 연구기관의 설립·지정 및 인력개발·기술훈련센터의 운영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산·학·연 협동체제의 구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