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 IT산업의 한숨

 “좋은 분야는 이제 다 한국이 (정상을) 차지했죠!” 7일과 8일 이틀간 삿포로에서 열린 ‘한·일 전자상거래 정책협의회 및 추진협의회 워크숍’에 참석한 일본 히타치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본의 IT산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뜸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반도체를 예를 들며 “한국기업들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며 전진하고 있으나 일본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과의 차이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경제산업성 정보정책국 이와타 사토시 심의관도 정책협의회에 앞서 열린 만찬에서 “IT선진국인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계속적인 정보교환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어느나라도 감히 넘보지 못할 것만 같던 일본 IT산업이 이렇게까지 무너졌나 싶을 정도다.

 실제로 이번 행사는 일본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 측의 반응은 ‘뜨뜻 미지근’했다. 정책 협의회에서 체결된 협약 내용의 상당부분도 한국측의 제안을 바탕을 이루졌다고 한다. 여기에 행사주관기관인 일본전자거래추진협의회(ECOM)의 초라하기 그지 없는 일본내 전자상거래 실적발표는 압권이었다.

 ECOM측은 또 7일 열렸던 한일전자상거래추진협의회 워크숍에서도 “주어진 시간 25분 가운데 15분만 사용하겠다”며 “예산이 중단돼 사업방향에 고민을 하고 있으며 한국이 추진하는 것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결론 맺었다. 행사에 대한 현지 관심도도 매우 낮아 워크숍에는 한국인들이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였다. 지난 2001년부터 계속 참석했던 국내의 한 관계자는 “일본측의 반응이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날로 악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히타치 관계자는 “일본 IT기업의 침체는 부동의 세계 최고라는 방심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한국기업들도 이제는 일본기업의 몰락(?)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철저한 투자와 대비를 해야 때다.

  <삿포로(일본)=디지털경제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