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에서 분사한 회사의 자회사가 된다니 기분이 씁쓸하네요.”
LG그룹이 지난 1일 하나로통신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과 회사의 전략을 발표했다. 관심은 LG와 뉴브리지캐피탈의 외자유치안이 어떻게 다른지, 앞으로 주총 결과가 어찌될지, 위임장이 얼마나 거쳤는지에 집중됐다.
그러나 사실 LG그룹의 발표중엔 이것 말고도 많은 중요한 얘기가 담겨있다. 회사의 통신사업 전략이다. 특히 데이콤을 하나로통신의 자회사로 만든다는 얘기가 포함됐다. 데이콤 입장에선 충격적인 얘기다. 지난 97년 산고를 거쳐 탄생시킨 하나로통신에 이제는 자회사로 편입되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사실 모태가 됐던 법인이 분사된 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것은 특정기업의 일이며 가십성으로 다룰만한 일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주주가 결정한 것이며 외관상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데이콤의 전·현직 임직원 등 한 회사내의 사람들은 정서가 좀 다르다. 데이콤은 한동안 구직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회사’로 꼽혔다. 실제로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었고 IT 발전을 위해 일했다. ‘최고’라는 수식어들속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이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데이콤 직원은 “인터넷 시대에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기회를 놓쳐 이제는 골칫덩어리 취급 받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직원은 “최근 하나로통신 사태에서 데이콤 부실 얘기가 나올 때마다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데이콤 직원뿐 아니다. 하나로통신의 데이콤 출신 직원들은 또다른 마음 고생을 하기 시작했다. 데이콤 출신인 하나로통신 한 직원은 “만일 LG안이 통과돼 데이콤 출신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닐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이번 하나로 사태로 인해 데이콤과 관계있던 사람들은 일종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주총에서 하나로통신 사태가 어떻게 정리되든 데이콤 직원과 하나로통신의 데이콤 출신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수그러드는 일만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