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코리아` 진군가 동유럽서도 울린다

 ‘다뉴브강의 진주’인 부다페스트는 이제 한국 정보기술(IT)업체들이 점령했다.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에 이르는 대로에는 LG 깃발이 도로 곳곳에 서있고 시내 중심부인 바치 거리에는 삼성의 대형 입간판이 자리잡았다. 헝가리 젊은층 사이에는 최근 한국에서 들어온 400∼500달러의 고가 삼성 카메라폰이 최고 인기다. 고풍스러운 부다페스트의 건물에는 LG 에어컨이 걸려 있다. 지난해 6월 삼성 SDI가 부다페스트 인근에 8만8000평 부지에 준공한 브라운관 생산 공장은 외자 유치의 모범 사례다.

 헝가리가 내년 5월 유럽연합(EU) 가입을 앞둔데다 국민 소득 1만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면서 IT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3년 동구권 진출을 위해 헝가리 법인을 설립한 이후 매년 100%가 넘는 높은 수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룸 에어컨과 대형 냉장고 시장에서 각각 4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며 유럽과 미국의 가전회사를 밀어내고 가전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헝가리 사람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고가의 휴대폰과 드럼세탁기에서도 약진하고 있다”며 “구매력이 높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편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헝가리의 하이엔드 휴대폰 시장을 휩쓸고 있다. 노키아와 지멘스가 장악했던 휴대폰 시장은 2000년들어 삼성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삼성 휴대폰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20대 후반의 남성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은 15%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팬택도 최근 헝가리에 휴대폰을 공급하기 시작, 헝가리 휴대폰 시장은 노키아 등 유럽 기업과 한국 기업들의 대결로 압축됐다. 헝가리에서 유학 3년째를 맞은 김동석(32)씨는 “한국 IT 제품들의 인기가 워낙 좋아 한국 제품 총판점을 열어볼 계획”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국가 브랜드 밸류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게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헝가리에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중국 IT 제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헝가리 상권을 장악한 화교들을 기반으로 중국 업체들이 물량 공세로 나올 경우 과당 경쟁이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 이순원 과장은 “헝가리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보안장비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한국 업체들이 수출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부다페스트(헝가리)=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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