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의 성도 선양(瀋陽)이 급변하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땅을 파고 건물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도심 한켠에선 상업지구로 재개발하기 위해 기존 공장을 시 외곽으로 옮기는 철거 작업이 진행중이다. 간부급 공무원들은 주말과 휴일에도 쉬는 일이 거의 없다. 국장방에는 비서도 없다. 한마디로 역동 그 자체다.
선양은 현재 두 줄기의 큰 물결이 요동치고 있다. ‘제2의 푸둥(浦東)’을 내걸고 동북지역의 금융중심지로 탈바꿈하는 것이 하나이고, 첨단산업공단 조성이 또 다른 축이다. 지난 8월초 원자바오(溫家寶)총리가 랴오닝성을 포함한 둥베이(東北) 3성을 서부대개발사업에 준하는 전략개발축으로 지정한 후에는 선양의 개발열기가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랴오닝성은 선양을 금융과 상업의 집합체인 ‘동방의 맨해튼’으로 육성하겠다는 장기 프로젝트를 세워놓고 있다. 총 200억위안을 투자해 300만㎡의 대지면적에 60여개동의 고층빌딩을 세울 방침이다. 특히 둥베이 금융·상업무역 중심가를 상징하는 건물을 세우기로 하고 최근 높이 300m에 달하는 초고층 무역센터빌딩(東北世界貿易廣場)을 착공했다.
현지 언론은 선양이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주변의 둥베이성에 비해 인적자원과 물류, 자본 등에서 훨씬 강점을 갖고 있어 ‘둥베이 월가’건설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중국의 주요 국책은행과 일본의 스미토모은행 등 국내외 선발 금융회사들이 이 곳에서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한국의 금융기관들도 선양에 지점 개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콜센터 후보지로 선양을 꼽고 있다.
선양의 공단은 훈허(渾河)강을 중심으로 강북의 선양경제기술개발구와 강남의 훈난(渾南)신구로 대별된다. 선양경제기술개발구는 중앙정부가 추진한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로 자동차를 중심으로 장비, 의약및 화학,방직, 식음료 등의 제조업 공단이다. 80여개의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세계 500강 기업이 20여개사에 달한다.
훈난신구는 중국 과학기술위원회가 주도한 하이테크산업 개발지역이다. 현재까지 600여개 외국인 투자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380여개 소프트웨어 기업이 들어선 소프트웨어산업기지와 대단위 비즈니스센터구가 조성중이다. 선양시신식산업국 리웨이(李偉) 부국장은 “앞으로 훈난신구가 선양은 물론 동북아지역의 첨단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특히 전자부품업종의 투자진출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금 선양은 한국의 1970년대 산업개발때와 흡사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상하이(上海)의 4분의 1에 불과하고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수준도 절반 이하다.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다는 이점 외에도 인근 다롄(大連)항과 3시간 거리다. 인천공항에서 1시간2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외국투자기업(제조업)의 소득세율이 15%로 다른 지역의 33% 수준보다 크게 낮다. 법인설립때에도 훈난개발구가 일괄 대행하는 등 간편하다. 최근들어 한국기업이 선양지역 투자 진출에 관심을 갖는 이유들이다.
<선양(중국)=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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