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규제정책 `수면위로`

내달부터 번호이동성·LLU 등 발표될 듯

 후발 통신사업자 구조조정의 핵이었던 하나로통신이 외자유치를 통한 자력갱생의 길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수면아래 있던 통신시장 비대칭규제 정책이 가시화할 조짐이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도 하나로통신의 회생여부가 발등의 불이었던만큼 지난 7월 ‘서비스 기반 경쟁유도’라는 원칙만 밝힌 뒤 정책논의조차 자제하는 분위기였으나, 하나로통신 문제의 해결을 기점으로 다각적인 시장경쟁 활성화 방안을 검토중이다.

 22일 관계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정통부는 지난 7월 ‘서비스 기반 통신시장 경쟁정책’을 보다 구체화한 각종 비대칭규제 정책안을 마련, 이르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정통부 고위 당국자는 “오래전부터 심도있는 검토를 거쳤으며 여러가지 비대칭규제 정책에 대한 복안은 이미 갖고 있다”면서 “시장상황과 주변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안별로 이른 시일내에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통부가 곧 발표할 비대칭규제 정책 현안들은 번호이동성·가입자선로공동활용제도(LLU)·전파사용료 차등화 등 주로 단기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처방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번호이동성제도는 유선전화의 경우 내년말까지 서울·부산 등 대규모 광역시 지역에 조기 도입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이동전화시장은 내년초부터 시차제 도입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초고속인터넷·시내전화·전용회선 등 지금까지 KT가 사실상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누렸던 분야에는 LLU 제도의 강도 높은 적용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업자의 필수설비 개방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누차 받았던 LLU 제도 개선방안에는 KT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사후규제나 설비제공 의무사업자 지정방안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동전화 시장에서는 사업자별로 주파수 자원의 특성에 따른 형평성을 바로잡기 위해 셀룰러(800㎒) 대역을 보유한 SK텔레콤에 상대적으로 높은 전파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통부는 그러나 향후 통신 정책을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행보와 LG그룹의 통신사업 전략과는 연결시키는 업계의 시각을 부정했다. 비대칭 규제 정책이 개별 기업들의 통신사업 지원용이 전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비대칭규제 정책은 시장공정경쟁 활성화와 대국민 편익을 위한 원칙일 뿐 여기에서 개별 기업이나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할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혹시 후발사업자들이 정부의 정책에 편승해 어부지리를 얻으려 한다면 이는 한참 잘못된 오판”이라고 못박았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