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극소수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LCD모니터 생산에서 주도권을 대만업체들에게 내준 가운데 차세대 먹거리인 LCD TV분야에서도 대만업체들이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모니터 분야의 전철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국내 전문 LCD TV업체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업체와 대만기업간에 델, HP 등 신규 TV시장에 진출한 기업을 포함, 일본업체들의 주문자 상표 부착(OEM) 물량 수주전이 펼쳐졌으나 대부분의 물량이 대만업체에게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물량도 패널 수급 불안으로 국내 대형 패널업체들이 대형 고객사 위주로 물량을 배정하면서 자체 물량 수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CD TV를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국내 한 중소 기업의 사장은 “델로부터 샘플 제출을 요청받아 샘플을 제공했으나 가격이나 수량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 포기했다”고 밝혔다. 델은 최근 몇달동안 삼성전자, LG전자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샘플을 요청, 평가 작업을 벌였으나 LG전자가 일부 물량을 수주한 것외에는 대부분의 물량이 대만업체에게 배정됐다.
LCD TV 제품에 대해 아웃소싱을 시작한 JVC, 히타치, 산요 등 일본기업들도 대부분 뱅큐, 컴팔, 타퉁 등 대만업체들을 파트너로 선정했다.
이레전자의 정문식 사장은 “LCD TV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대만업체들에 비해 1, 2년 앞서 개발을 완료, 충분히 기술 경쟁력을 갖췄으나 대만에 비해 규모가 영세한데다 OEM비즈니스에도 익숙치 않아 대부분의 OEM물량이 대만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패널 수급 불안으로 일부 중소업체들은 현금을 내고도 패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추세라면 LCD TV분야에서도 LCD모니터 처럼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중소기업들의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디지털 TV육성 방안에 국내 중소기업 육성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의 고민을 알고 있지만 패널 수급 등에서 직접적으로 정부가 나서기는 어렵다”며 “디지털 TV 육성정책의 수혜가 중소기업에도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