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오주석 지음, 솔 펴냄)
나는 요즘 경영·경제와 관련된 서적보다 사회·인문학 관련 서적에 더 눈길이 간다.
최근 읽었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은 나에게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을 한층 더 일깨워준 훌륭한 텍스트다.
이 책은 우리 옛 그림들이 지닌 깊고 그윽한 정취에 대해 그 당시의 시대상이나 역사적 사회적 상황은 물론, 그림을 그려 낸 화가들의 정신세계까지 엿보고 해석함으로써 그림의 가치와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고 배우는 것이 무엇인지 담담하면서 세련된 톤으로 정리하고 있다.
책을 손에 들게 되면 참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화가의 삶, 당대의 정치·사회 상황과 맺고 있는 관계들을 조명해 그림 한 점으로 문화 현상을 ‘읽어’낼 수 있음을 깨우쳐 준다. 그림을 하나 이해하는데 이렇게도 폭넓고 깊은 지식이 필요하구나 하고 놀랄 정도인데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사회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얼만큼의 노력이 필요할까.
비즈니스라는 것도 사회와 함께 맞물려 돌아가며 사람이 살아가는 한 모습을 나타낸다. 더군다나 지금 필자가 벌여가는 사업은 새로운 영역에의 접근이라 수많은 고민과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경제학이나 경영학이 아니라 인문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해석하고 풀어내 방향을 만들어 가야 하는 주제들이 많지만 참고할 만한 자료나 문서는 거의 전무하지 않나 싶다. 이렇듯 인문학적 노력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돈이 되는 학문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인문학이 고사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아쉽다.
그림 안에 표현된 붓의 한 획을 통해 시대의 문화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고결한 정신의 깊이와 높이에 접근해 들어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우리의 인문학적 노력은 점점 더 깊이를 더해가야만 하지 않을까.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의 저자는 “문인화를 잘 그리기 위해서는 천리의 먼 길을 다녀보고 만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한다”며 “이 말은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해당된다”고 말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필자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만든 서비스를 누군가가 해석할게 될 때 정말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되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