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벤처기업들의 자금줄이 꽉 막혔다.”
최근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벤처업계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다. 물론 이는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한계에 도달한 중소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조금만 시간을 주면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들조차도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들에 신규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것을 중단하고 이미 빌려줬던 자금마저 이른 시일내 회수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대기업에는 우대 금리까지 적용하며 경쟁적으로 ‘우리 은행 돈을 써달라’고 하면서도 유독 중소 벤처기업들에는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조치는 신규 사업 확장을 위해 돈을 빌렸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회사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또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시 자금 압박으로 인한 ‘흑자 도산’이 속출할 수밖에 없으리란 업계의 우려섞인 지적도 틀리지 않을 듯싶다. 왜냐하면 기업들의 다른 자금조달 창구가 될 증권시장마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닥 중소 벤처기업들의 경우 사실상 ‘유상증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들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상증자는 대부분 대규모 실권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도 얼어붙어 우량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다.
물론 부실기업들이 빨리 정리되고 우량기업들이 살아남는 것이 시장 건전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옥석 가리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중소 벤처를 대상으로 하는 자금지원 사업들은 자금이 꼭 필요한 업체보다는 이미 검증이 된 기업들에만 집중되고 있다.” 이 말이 요즘 벤처기업들의 자금지원 실상이다. 모 우량 벤처의 사장은 최근 “무조건 갚아라”는 추상 같은 은행의 재촉에 “시달리기 싫어서 있는 돈으로 갚아버렸다(?)”고 말할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이 과연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벤처기업들에 어떤 희망을 줄 것인지 걱정된다.
경제과학부·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