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텔리니 체제 `인텔號` 향후 진로는

 최근 인텔 이사회가 폴 오텔리니 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차기 CEO로 선임함에 따라 인텔의 향후 진로에 IT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텔리니(54)는 내년 5월 공식적으로 CEO직을 이어받을 예정이며, 남은 6개월여 동안 권력이양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텔리니는 크레이그 배럿(65) CEO가 내년 5월 은퇴를 선언한 후 사실상 차기 CEO로 내정돼 CEO 훈련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새로운 인텔 호가 오텔리니라는 새로운 선장의 등장과 함께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것인지에 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신제품 계획 및 프로젝트를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하면서 인텔의 명성에 금이 간 상황이어서 이 같은 위기국면을 오텔리니가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60대인 배럿 현 CEO에 비해 10년이나 젊은 오텔리니가 경여의 키를 잡으면서 좀더 역동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것인지도 관심 사항이다.

우선 인텔이 직면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전략의 변화다. 이제까지 인텔은 클록스피드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속도 대신 전반적인 성능 향상을 주요 전략으로 선회했다. 속도 대신 멀티코어 제품 개발을 본격화함으로써 점점 인텔의 아성을 위협해 오고 있는 AMD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전략에는 오텔리니가 COO로 재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아직도 x86 기반 PC 프로세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시장은 PC 중심에서 모바일폰 위주로 급변하고 있다. 또 모바일폰용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선두지만 통신 분야에서는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통신과 PC 프로세서 분야 모두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한 데서도 이 같은 고민이 엿보인다.

인텔의 또 하나의 고민은 실적이다. 지난 8년간 성장세가 크기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 회사인 프린스톤 테크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폴레밍은 “매출은 매년 3∼4%씩 오르지만 순익은 1997년 이후 성장세를 멈췄다”고 말했다.

레밍은 인텔의 R&D 등 비용 구조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레밍은 “인텔은 지난 8년간 투자한 300억달러를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며 오텔리니가 이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텔리니가 인텔의 투자 계획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CEO는 회사의 새롭고 역동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 전략을 수립, 실행해야 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5월 공식 취임하는 오텔리니 이후 인텔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반도체 공룡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볼 일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폴 오텔리니는 누구?>

폴 오텔리니는 1972년 샌프란스시코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74년 UC버클리대에서 MBA를 받은 직후 인텔에 입사한 정통 인텔맨이다. 비엔지니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인텔을 경영하는 셈이다.

MBA를 마친 후 인텔 외에도 페어차일드 반도체와 AMD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으나 결국 인텔행을 선택해 74년 입사 이래 30여년만에 CEO로 등극하게 된다. 오텔리니는 1980년에서 1985년까지 인텔과 IBM과의 전략적 관계를 형성 IBM이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선택토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92년에는 영업 및 마케팅 부문을 담당했으며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인텔 아키텍처 그룹을 이끌어오다 2002년 COO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