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관료주의화 돼가는 진흥원

 요즘 광주 IT업계에서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역할을 놓고 말이 많다.

 물론 대부분의 IT인은 각종 연구개발 자금과 사업을 끌어와 지역발전에 기여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광주 문화수도 조성사업에 문화기술(CT) 산업의 육성을 포함시키는 데 진흥원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칭찬 일색의 분위기 속에서도 진흥원이 되새겨 봐야 할 업계의 쓴소리가 분명히 있다.

 진흥원이 갈수록 권위적이고 관료화돼 가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입주해 있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 진흥원이 생겼을 때 훨씬 더 나아진 지원을 기대했는데 정작 외형만 커졌을 뿐 서비스는 더 나빠진 것 같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진흥원과 교류를 안한 지 수개월째”라며 “진흥원이 과연 입주 업체에 관심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항변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할 말만 하는 진흥원 직원을 대할 때 예전 관료주의에 빠져 있는 공무원을 보는 느낌”이라면서 “진흥원이 벤처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조직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까지 했다.

 물론 이러한 반응에 대해 진흥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제 출범한 지 2년을 갓 넘은 신생조직인 데다 직원 상당수가 업체를 대하는 경험이 없거나 서투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업체들의 지적처럼, 비단 진흥원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광주지역에 설립된 많은 산업체 지원기관이 갈수록 ‘관료조직’을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기관들이 정책자금을 집행하고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관료주의화되고 있다는 게 업체들의 해석이다.

 권위와 독선, 획일주의 등으로 통하는 관료주의는 오래 전부터 버려야 할 해악으로 여겨져 왔다. 더욱이 ‘혁신과 개혁’이 화두인 요즘 시대에 관료주의는 우리 사회의 폐기처분 1호임에 틀림없다. 진흥원을 비롯해 산업체 지원기관들이 업체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